"지금까지는 규모와 물량 확대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수준높은 명품을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옷에 대한 만족도를 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디자인과 품질 가격이죠.

이 세요소를 모두 갖춘 옷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숙녀복 "베스띠벨리" "씨" "크로와제", 신사복 "모두스 비벤디" "지크",
액세서리 "세스띠"등 13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업체 (주)신원의 총사령탑인
김주동사장은 "첫눈에 반짝 드는 옷보다는 두고 두고 즐겨입는 제품을
만든다는 목표로 품질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품질개선을 위해 그가 가장 먼저 손 댄 부분은 생산관리.

신원의 13개 브랜드와 함께 일하는 생산업체는 모두 70여곳.

브랜드별로 공장을 관리하다보니 재킷 생산라인에서 스커트나 바지까지
만들어 전문기술 축적이 어려웠다.

품질이 결정되는 첫단계가 이렇게 허술해서는 제품 고급화는 요원하다는
생각에서 올 봄부터 생산공장을 브랜드가 아닌 품목별로 분류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가격 또한 다시 조정할 계획이다.

국내업체끼리만 경쟁하던 때와 달리 값싼 외국제품이 무차별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만큼 합리적인 선에서 가격을 재편할수 있도록 조사중이다.

(주)신원의 96년 매출은 5천8백억원.

최근 패션계 환경에서는 업체 규모가 크다는 것이 결코 장점이 될수
없지만 정보공유나 공동구매등 큰 업체의 장점은 살릴 계획이다.

96년 한햇동안 구매한 원단과 부속품의 구매액수는 1천2백억원.

이런 방대한 양을 지금까지는 브랜드별로 사들였으나 앞으로는 회사
차원에서 공동으로 구매할 예정이다.

반면 기획 마케팅은 각 브랜드에 전적인 자율권을 주고 있다.

김사장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나와 내의업체 평안섬유, 스위스 패션회사
"알크론"(10년)을 거쳐 (주)신원을 맡기까지 27년간 한 우물을 파온
섬유패션 전문인이다.

70년대 호황기부터 80년대 후반이후 침체기까지의 상황변화를 생생하게
지켜본 그는 "지금의 불황을 우리 패션산업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진지한 개선의지를 강조했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