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1.4분기 국내총생산(잠정)"의 특징은 크게
네가지로 요약된다.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체제에 들어섰다는 점이 첫번째다.

그리고 <>구조조정진전등 거품이 가시는 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완전히
해소된건 아니며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의 편차가 커지는등 일부
산업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GDP성장에서 외국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대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고
물가불안가능성이 상존, 자칫하면 경제가 "저성장-고물가"체제에 접어들지
않나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본격적인 저성장체제 돌입 =1.4분기 성장률은 5.4%로 작년 4.4분기
(7.2%)보다 1.8%포인트나 하락했다.

성장률하락과 함께 생산과 지출모두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제조업의 경우 5.7%성장에 그쳐 지난 93년 3.4분기(5.7%)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업은 오히려 1.9%감소했다.

서비스업만이 7.4%라는 비교적 높은 성장을 이뤘으나 주로 이동통신부문을
중심으로 한 것이었을 뿐이다.

지출면에서도 설비투자가 1.6%감소했으며 건설투자도 2.5%감소, 기업들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지난해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민간소비지출도 4.4%증가에 그쳐
경기침체영향이 일반서민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조짐 =1.4분기중 재고는 4천1백46억원 감소했다.

작년동기에 3조9백17억원 늘어났던 것과 대조적이다.

제조업재고증가율도 작년 1.4분기 19.4%에서 지난 1.4분기엔 13.9%로
둔화됐다.

팔리지 않는 물건이라도 일단 만들기만 하면 성장에 포함된다.

따라서 재고가 줄었다는건 생산조정이 이뤄졌다는걸 뜻한다.

미미하나마 산업구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기하강기의 재고증가율 13%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4%대에 그쳐야 거품이 완전히 가셨다고 할수 있다.

따라서 1.4분기중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았던 것은 여전히
"밀어내기식 생산"이 지속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산업편중 심화 =중화학공업은 8.7%나 성장했다.

그러나 경공업은 5.0%감소했다.

경공업의 마이너스생산은 지난 95년 3.4분기이후 계속되고 있다.

의복 신발 섬유업종의 부도가 특히 심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중화학공업의 경우 수송장비가 6.5%감소했으나 나머지는 비교적 괜찮은
성장을 이뤘다.

<>외국인 기업비중증가 =1.4분기 GNP(국민총생산)성장률은 5.0%에 그쳐
GDP성장률보다 0.4%포인트나 낮았다.

지난해 연간으론 GNP성장률(6.9%)이 GDP성장률(7.1%)보다 0.2%보다 낮은데
그쳤었다.

GDP에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생산활동도 포함된다.

즉 GDP와 GNP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불황속에서도 외국기업은
그럭저럭 견디고 있다는걸 의미한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