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의 "광양 5고로 착공"및 "광양 미니밀" 준공은 크게 두가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일본의 신일철이나 미국의 US스틸등 선진철강업체에 비해
1백년이상 늦게 출발한 포철이 3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세계1위의
철강업체로 부상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차세대 제철기술과 기존기술을 접합시켜 시황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포철은 지난 8월 연산 42만t규모의 포항 스테인리스 제강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15일 1백80만t규모의 광양 미니밀을 완공함으로써
철강생산량을 종전의 연2천3백만t에서 연2천6백만t으로 늘렸다.

이는 현재 세계최대 철강업체인 신일철의 지난해 생산량(2천6백84만t)과
맞먹는 수준.

따라서 광양 5고로가 가동에 들어가 2천8백만t 생산체제를 갖추게되는
99년에는 신일철을 제치고 세계 1위 철강업체로 부상하게 된다는게 포철의
설명이다.

포철은 또 광양 5고로 건설은 조강생산만을 목적으로 한 단순한
설비확장이 아니라 혁신철강기술의 하나인 박슬래브 주조법을 적용한
미니밀과 고로를 연계한 새로운 철강프로세스의 구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광양 5고로는 제2미니밀과 연계돼있다.

상위공정인 5고로에서 만들어낸 용선(쇳물)을 철원으로 하위공정인
미니밀에서 최종제품(열연강판)을 만들어낸다는 것으로 기존 고로공정에
비해 시황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있다는 설명이다.

광양제철소의 고로-미니밀 프로세스는 고철을 주로 사용하는 일반
미니밀과 달리 고철과 함께 용선과 수입 HBI(고철대체재)를 사용하도록
설계돼있다.

따라서 국내 고철수급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않는다는게 포철의
주장.

포철은 순도가 높은 용선이 들어가는 만큼 여기서 생산되는 핫코일은
품질에서도 기존 미니밀 제품보다 뛰어나다고 밝혔다.

포철은 이외에도 광양 5고로는 항만 유틸리티등 기존의 인프라와
부대설비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고로공정의 필수설비인 코크스및
소결공장을 별도로 세우지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산화탄소 발생요인인 코크스및 소결공장을 건설하지 않음으로써
환경오염요임을 없애고 투자비도 크게 줄였다는 것.

5고로의 t당 건설단가는 1백70달러로 지난 92년 완공된 4고로보다도
낮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철은 지난해 용융환원제철설비인 신제선 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고로-미니밀 프로세스를 구축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세계철강업계를
리드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포철의 5고로 착공은 현대그룹의 일관제철소 건설계획과
맞물려 적지않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포철의 고로증설을 허용한만큼 현대도 제철소를 건설할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 이희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