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새로운 정부구성을 앞두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현총리와 알렉산드르 레베드 대통령안보담당 보좌관겸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간 권력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두 사람간 대결은 차차기 대권경쟁의 전초전 성격을 지닌데다,옐친
대통령이 건강악화로 직무수행능력을 의심받고 있는 시점에 벌어지는
것이어서 더욱주목을 끌고 있다.

겉으로는 헌법상 대통령 다음의 권한을 갖고 있는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조각을 포함해 옐친집권2기의 정국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지만,실제 물밑에서는 레베드에게 더 큰 권한이 옮겨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레베드는 이번 선거에서 옐친재선에 결정적인 공로를 세운데 대한
대가로 지난 93년 헌법개정시 폐기된 부통령직을 공공연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러시아의 변혁을 보증할 크렘린의 신선한 피"라면서
국방장관과 연방보안국장 등 핵심각료와 고위직간부의 인선을 이미
마무리한 상태라고 말해옐친대통령으로부터 상당부분의 실권을 넘겨받은
인상을 주고 있다.

현재 옐친진영내에서 레베드의 영향력은 체첸주둔사령관인 브야체슬라프
티코미로프 장군이 7일 직위해제됐다는 사실에서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레베드는 체첸분쟁을 종식시키기위해 곧 이 지역을 공식방문하기에
앞서 강경세력인티코미르프 장군을 제거해야한다고 주장해왔던 것.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서방언론에 자신이 신임각료구성에 실질권한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총리로서의 권한을 레베드에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레베드의 급부상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는 7일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레베드의 역할을 안보분야에
국한될 것"이라면서,특히 경제정책에 대해선 자신이 총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