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전기아시아( Consolidated Electric Power Asia )사의 고던 우
회장은 좀 특이한 인물이다.

엔지니어출신으로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챙기는 일면이 있지만 위험성있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배팅하는 과감성도 아울러 지니고 있다.

홍콩의 한 택시운전기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지난63년에 이 회사를
설립,최근10년사이에 사회간접자본참여부문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거두고 있는 인물이다.

이 회사산하의 두회사인 세파사와 모기업인 호프웰 홀딩스사는 이미
중국에서 1백23 의 고속도로를 완공했으며 7백 짜리 발전소도
완공시켰다.

홍콩과 중국에서 이미 1백개이상의 빌딩을 건설했고 현재 운영중인
호텔의 객실규모가 총2천개에 이를 정도이다.

그의 사업구상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필리핀에도 들어갔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단일규모로는 두번째 크기의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인도대륙이다.

지난9월 그가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가계약한 총발전사업규모는 홍콩전체
전력수요의 2배에 이른다.

지난84년 발전사업에 뛰어든 이래 10년만에 수주한 계약규모가 5개국에
걸쳐 총2백30억달러라면 이 회사의 성장속도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많은 업계전문가들과 그의 경쟁사들은 홍콩과 중국남부에서 활동한 이
기업이 어떻게 비밀스런 로비가 주효하는 파키스탄과 같은 나라에서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한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올해 59세인 우회장의
사업감당능력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

우회장의 배후에 대형 프로젝트를 거뜬히 소화해내는 소수 정예
매니지먼트팀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문제가
없다는게 중론이다.

현재 그가 벌여놓은 사업은 중국과 협상이 진행중인 12개 사업을 제외
하고도 19개에 이른다.

그에게 가장 큰 장해는 자금조달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크게 우려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지난번 인도로부터 5천2백80 규모의 발전소건설사업을 수주한지 1주일
만에 그는 자금문제를 거뜬히 해결했다.

그에게 돈을 대주겠다는 금융기관들은 홍콩&상해은행을 비롯 다이이치
칸교등 일본은행들이 줄을 서있다.

이 회사에서 그외에 다른 경영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아직은 없다.

그가 각종 사업의 엔지니어링에서부터 자사가 건설한 백화점의 쇼핑백
디자인까지 간여할 정도로 꼼꼼한것을 봐도 알수 있다.

지금처럼 빠른 사업확장기에는 그의 이런 스타일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점도 별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그는 많은 사업을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면서 추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현재 걸려있는 많은 사업들에 대해 끈기를 가지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와 그의 회사는 각종 사업을 당초 계획보다 조기완성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홍콩의 케리증권은 이 회사가 광동의 사지아오발전소를 당초 계획보다
8개월 앞선 이달중 완공함에 따라 2억4천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게됐다고
말한다.

그같은 저돌적 경영자세는 지난69년까지 3백70대의 택시회사를 거느렸던
그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한다.

< 김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