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대우 아시아 등 완성차업계 노조가 8일 조업중단을 결의, 삼성승용차
진출 허용에 따른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각 업체는 이날 조업을 전면 중단하고 가두로 진출,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섰으며, 9일에는 서울 보라매공원과 광주역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갖기로
했다.

각업체의 조업중단에 따라 수출차질은 물론 협력업체의 조업중단이 우려
되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8일 아침 정상출근했지만 조업을 하지 않았다.

노조는 8시30분부터 2시간동안 대의원회의를 갖고 조업중단을 결의하고
9일 오후 2시 보라매공원집회에 전원이 참석키로 의견을 모앗다.

노조원들은 11시30분부터 1시간동안 노조사무실앞 광장에 모여 "삼성승용차
진출 규탄대회"를 가졌다.

규탄대회를 마친 노조원들은 1시30분부터 각 지부별로 수원 광명 평택
오산등지를 돌며 시민들에게 홍보유인물을 배포했다.

<>.대우자동차도 야근조가 주간조와 함께 출근하는등 모든 노조원이 정상
출근했지만 오전 조업은 전면 중단됐다.

오전 9~10시10분까지 대의원대회를 가진 노조원들은 조업중단결의를 박수로
승인하고 1시부터 조합원공청회를 열어 "삼성승용차진출 결사저지"의 소리를
높였다.

대우노조원들은 2시30분부터 인천시내 각지역을 6개구별로 나눠 삼성
승용차진출을 반대하는 내용의 대시민 홍보유인물을 배포하는 한편 9일
보라매집회에 전원 참석키로 했다.

<>.아시아자동차도 정상출근했지만 조업을 하지 않았다.

10시에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조업중단을 결의하는 서명을 실시, 서명이
끝난 오후 3시부터 2개조로 나눠 광주시내를 돌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노조원들은 9일에도 오전 10~12시 광주역에 모여 삼성승용차진출규탄대회를
벌이기로 했다.

<>.쌍용자동차는 오전 10시30분부터 임시대의원대회를 열며 조업을 계속
했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위원장의 조업중단제의를 박수로 승인했으나 조합원들
의 참석률이 저조, 이날 조업율은 90% 이상을 유지했다.

노조는 1시30분부터 조합원집회를 갖기로 했지만 1백여명만이 모이는등
참가실적이 저조 2시로 연기해 임시조합총회를 진행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7일 과천집회에서 이경훈수석부위원장이 파업
동참을 선언한 것과는 달리 8일 오전 조합임원회의를 열어 조업을 해가며
사태를 당분간 주시키로 결정.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은 대우등 조업을 중단한 모기업에서
납품을 연기해 달라는 통보를 받자 파업확산등 상황전개를 주시하며
안절부절.

대우에 자동차용 DC모터를 생산, 납품하는 동양기전은 납품이 지연되면
2,3일정도 재고용 생산이 가능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하루 2억
5천만원의 매출손실효과를 감수해야 한다며 울상.

자동차용 키세트를 생산, 완성차메이커에 납품하는 신창전기는 장기파업
으로 납품이 지연될 경우 사나흘후에는 조업단축이 불가피하고 그렇게되면
신창의 1백여 하청업체들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며 후유증파급을 우려.

자동차부품업계는 모기업의 부품투입계획을 전산망으로 받아 부품을 그때
그때 생산, 조립라인에 공급한후 1주일단위로 대금을 결제받고 있어 파업이
지속되면 당장 자금난을 빠진다며 대책마련을 호소.

특히 연말은 매출목표를 달성하고 직원들의 사기을 높이기 위해 성과급을
줘야하는등 자금수요가 많은데 삼성의 승용차사업진출에 따른 일련의
사태로 자금난을 겪는다면 고래싸움에 새우등터지는 상황이라며 한숨.

<>.완성차업체 경영진은 7일 각사 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자 이날오전부터
공장에 내려가 노조에게 조업중단만큼은 자제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김태구대우자동차사장은 이날오전11시께 대의원대회가 열리고 있는
노조소회의실을 방문, 파업자제를 호소했다.

김사장은 조합원들에게 "경영진들이 정당한 절차를 밟아가며 정부에
삼성승용차 허용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근로자들은 공장
조업에 전념하면서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조래승아시아자동차사장도 이날 광주공장으로 내려가 조합원의 작업복귀를
호소하면서 임원들과 조업중단에 따른 향후 대책방안을 논의했다.

전성원현대자동차사장도 조업중단을 우려 울산공장으로 내려갔으나 노조가
"당분간 관망하겠다"며 정상조업에 참여하자 안도하는 모습.

<>.삼성그룹은 정부의 승용차기술도입신고 수리와 관련, 앞으로 정부에
제출한 각서의 내용을 철저히 준수하며 빠른시일내에 국제경쟁력을 갖춰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이필곤21세기기획단장과 현명관비서실장은 8일오전 삼성본관
25층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룹의 모든 경영자원을 집중하는 한편
기존업계와 협력해 국내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필곤회장은 또 기존업계 노조들이 정부의 삼성승용차사업 허용에 반발,
총파업 돌입을 선언한데 대해 "빨리 정상으로 돌아가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명관실장은 "기존업체는 존폐가 걸린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삼성
승용차가 나오는 것은 98년이며 2003년에나 본격적인 사업을 할수 있어
기존업계에 큰 타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점을 기존업계가
오도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69년 가전사업 진출당시 신문스크랩을 제시하며 "당시 전자
공업진흥회등 기존업계가 전자산업의 기술력 퇴보라고 했으나 지금
우리나라의 전자사업이 어떤가"라고 반문하고 25년이 지난 지금 자동차산업
도 마찬가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WTO체제와 OECD가입임박등을 사례로 들어가며 시장진입의 철폐는
시대적인 요구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 공해등의 문제에 따른 신규진입제한은 별도"라고 말해
현대그룹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대한 박운서상공자원부차관과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들은 업종전문화는 산업정책의 이슈가 아니라 기업내부의 문제라고
말하고 삼성은 앞으로도 내부업종전략에 따라 계속 변신을 거듭,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뤄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경제력집중완화는 규모의 확대를 제약하는 차원이 아닌 소유집중완화
차원으로 해석한다면서 소유집중완화는 시간이 해결해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