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닫은 청년가게 > 서울 중구 충무로 인현시장 내 청년가게 자리가 폐업으로 텅 빈 채 남아 있다. 인현시장은 지난해 초까지 6개의 청년가게가 들어서며 ‘전통가게 활성화’의 기지개를 켰던 상징적 장소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 문 닫은 청년가게 > 서울 중구 충무로 인현시장 내 청년가게 자리가 폐업으로 텅 빈 채 남아 있다. 인현시장은 지난해 초까지 6개의 청년가게가 들어서며 ‘전통가게 활성화’의 기지개를 켰던 상징적 장소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서울 응암동 대림시장의 청년셰프몰. 이화여대가 정부 지원을 받아 조성한 ‘이색 먹거리 장터’인 이곳에는 지난해 청년셰프가 운영하는 맛집 두 곳이 들어섰다. 입소문을 타며 언론에도 모범사례로 자주 오르내렸지만 3일 찾은 이 매장은 문이 닫혀 있었다. 이화여대가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동원해 멋진 매장 간판을 달고, 동아리 공연도 주선하며 지원했지만 두 곳 모두 개점 1년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1년도 못 버틴 '모범 청년가게들'
중소벤처기업부가 3년 전부터 추진해온 ‘전통시장·대학 간 협력사업’이 겉돌고 있다. 매년 30억원씩 90억원의 세금을 투입했지만 대부분 부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짝인기’를 누리던 상당수 매장도 1년 사업 기간 만료 뒤 폐점한 사례가 허다했다.

관(官) 주도 사업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원 기간을 최장 2년으로 제한하고, 성과 측정이 쉽고 눈에 띄는 사업 아이템을 장려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구상도 정부 틀에 맞춘 일회성 사업에 집중됐다. 동아리 공연, 시장상인 캐리커처 그리기 등 홍보·전시성 행사가 봇물을 이뤘지만 사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고민은 등한시됐다는 지적이다. 한상진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관행적으로 예산이 편성되면서 비즈니스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황정환/배태웅/장현주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