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빗장 풀리는 타미플루, 복제약만 80여개 나온다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사진)의 특허가 오는 8월 만료돼 복제약이 대거 출시된다. 그동안 독감이 유행할 때마다 공급 대란 사태를 빚었지만 앞으로는 낮은 가격으로 다양한 독감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사 34곳이 80여 개 타미플루 복제약의 품목 허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1996년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하고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판매하는 타미플루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독감 바이러스 치료제다.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연간 2조원어치 이상 팔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지난해 한국에서만 매출 5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95% 증가했다. 작년 2월 한미약품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타미플루 복제약인 한미플루가 148억원어치 팔렸지만 여전히 타미플루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다. 타미플루 물질특허 기간은 작년 초 끝났으나 약의 안정성을 돕는 염(인산염) 특허는 8월 만료된다. 한미플루는 무염 제품으로 제조돼 염 특허를 회피했다.

제약업계는 20년 만에 타미플루의 특허 빗장이 풀리면서 연간 700억원 규모인 국내 독감 치료제 시장을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약가제도에 따라 타미플루는 특허가 풀리는 8월부터 1년간 약값이 70%로 인하되고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의 59.5%까지 약값을 정할 수 있다. 복제약 출시 1년 후인 내년 8월부터는 오리지널과 복제약 모두 기존 타미플루의 53.55%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