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직원들이 충북 제천공장에서 의약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휴온스 제공
휴온스 직원들이 충북 제천공장에서 의약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휴온스 제공
2006년 휴온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을 때만 해도 이 회사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시 연 매출은 약 500억원. 비타민 주사제, 인공눈물이 주요 수익원이었던 터라 웰빙의약품전문업체로 불렸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던 이 회사는 매출 2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휴온스글로벌이 거느린 자회사만 8개다. 휴온스(제약), 휴메딕스(필러), 휴베나(의료용기), 휴니즈(소독제), 중국법인 휴온랜드 등이 생산하는 제품은 200여 가지에 이른다. 작년 8월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생산기지를 갖춘 종합헬스케어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의 목표다.

◆작은 약품공업사의 변신

M&A로 덩치키운 휴온스, 종합헬스케어 꿈꾼다
휴온스의 전신은 윤 부회장의 부친 고(故) 윤명용 회장이 1965년 창업한 광명약품공업사다. 윤 부회장은 1997년 부친이 작고하면서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맡았다. 중소 제약사를 최신 의약품을 만드는 바이오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최신식 공장을 짓던 와중에 외환위기가 터져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를 맞기도 했다. 회사를 구한 건 신제품이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플라스틱 주사제가 히트를 쳤다. 출시되자마자 국내 주사제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2003년 회사 이름을 휴온스로 바꾸고 치과용 마취제 리도카인과 비타민 주사제 등 효자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2008년 출시한 일회용 무방부제 인공눈물 카이닉스는 안과 부문 세계 1위 기업 알콘과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화제가 됐다.

공격적인 M&A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2010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적자가 수십억원에 달하던 필러 전문 바이오 벤처기업 휴메딕스(옛 HVLS)를 인수해 알짜 기업으로 키웠다. 작년에는 건강기능식품업체 청호네추럴과 사료 첨가제 제조업체 바이오토피아를 인수했다. 레드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그린바이오(식품)까지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청호네추럴은 휴온스내츄럴로 이름을 바꾸고 올해 초 허니부시 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였다. 휴메딕스는 허니부시를 활용한 화장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혁신 신약의 꿈

휴온스는 개발비가 적고 생산이 쉬운 복제약과 주사제에 특화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그러나 연 매출 100억원 이상 블록버스터 제품이 없다는 것이 한계다. 휴온스는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에서는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임상 1, 2상이 동시 진행 중이다. 미국은 올 하반기 임상 3상에 진입하고 이르면 2019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휴톡스 제2공장 건설에 약 100억원을 신규 투자할 예정이다.

윤 부회장은 2025년까지 3개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6개 혁신적인 신약 개발, 9개 히든챔피언을 만들겠다는 ‘비전 3·6·9’를 제시했다. 작년 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은 중국 베이징 점안제 공장은 점안제와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생산해 2020년까지 중국 시장의 10%를 점유하는 것이 목표다. 혁신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 지방간치료제 임상 2상, 패혈증치료제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안구건조증 바이오 신약은 올 4분기 미국 임상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구건조증 나노복합점안제는 2019년 판매 허가를 목표로 올 하반기 국내 임상 3상에 들어간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