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형 ELS ‘전성시대’] '백조' 된 홍콩H주 펀드…중국 은행 수익성 회복에 '순풍'
애물단지였던 홍콩H주 펀드가 부활하고 있다. 지난 2월 7500선까지 떨어졌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10,000선 근처까지 올라온 덕분이다. 지수 저점에 펀드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10%가 넘는 수익을 냈다.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홍콩H주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07%로 나타났다. 브라질펀드(46.47%), 신흥아시아펀드(14.72%) 등 다른 신흥국펀드보다 저조한 수준이나 중국본토펀드(-15.30%)와 비교하면 선방하고 있다. 설정액이 큰 주요 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차이나’(6.46%) ‘슈로더차이나그로스’(10.37%) 등이 연초 이후 6~10%의 수익을 냈다.

홍콩H지수는 2월12일 7498.81까지 폭락한 뒤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일 장중엔 10,000선을 찍기도 했다. 홍콩H주 펀드가 최근 석 달간 거둔 평균 수익률은 11.27%에 이른다. 설태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는 중국에 있는 대기업의 주가를 추종한다”며 “중국 산업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H주 투자심리도 살아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홍콩H지수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주요 은행들의 수익성이 회복세를 띠고 있어서다. 홍콩H지수에서 금융업종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안팎이다. 홍콩달러화 가치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H지수의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장단기 금리 차를 볼 때 은행주 투자가 유리하다”며 “은행주 비중이 높은 홍콩H지수와 연동하는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단기 투자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병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올려 글로벌 증시 전체가 조정받을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