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오른팔’ 최측근 인사를 잘라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호프 힉스 트럼프 대선캠프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오늘부터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언다우스키 전 선거대책본부장은 ‘그림자 수행’, ‘심복’, ‘왕당파’라는 별명으로 캠프 내 최고 실세로 불려왔지만, 트럼프의 인종·성차별적 발언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트럼프가 이처럼 강수를 둔 것은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최근 대선출마 선언 이후 최대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6~10일 1276명의 시민을 상대로 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6%의 지지율로 35%를 기록한 트럼프를 무려 11% 포인트 앞섰다. 또 당 대선후보를 결정짓는 절차인 전당대회를 불과 한달 앞두고 “트럼프만 아니면 누구도 괜찮다”는 ‘반(反) 트럼프 전선’이 당내에서 나타나면서 트럼프가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12일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이후 ‘무슬림 입국금지’ 주장을 다시 꺼내들었다가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게 정면 비판을 받기도 했다.

CNN은 “루언다 우스키의 갑작스러운 퇴출은 트럼프와 그의 측근이 대선을 앞두고 크게 바뀔 것이라는 예고”라고 평가했다. 경선 내내 트럼프를 그림자 수행했던 그는 지난 4월 여기자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트럼프 캠프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특히 트럼프가 본선 무대 를 염두에 두고 제럴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대 선 캠프에서 활약한 폴 매나포트를 최근 영입하면서 그의 입지가 좁아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