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시대 '위기의 우체국' 해외 물류사업 확대로 돌파구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우체국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우체국 등 전 세계 우체국이 디지털 시대에 맞춰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택배서비스 등 새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극적인 변신 사례는 싱가포르우체국이다. 1819년 설립된 싱가포르우체국은 2003년 민영화를 계기로 글로벌 전자상거래사업을 확대해 왔다. 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마케팅 대행 △웹사이트 개발 대행 △소비자 사후서비스 대행 △해외 물류 대행 등의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한 조직으로 ‘e커미스사업본부’를 만들고 아마존과 휴렛팩커드(HP) 등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인재를 대거 채용했다.

가장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해외 물류대행사업이다. 싱가포르우체국은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한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12개국에 24개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현재 필립스 유니클로 등 1000여개 기업의 해외 물류를 대행하고 있다. 해외 물류를 포함한 전자상거래 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6741억원)의 25%에 이른다. 4년 전보다 60% 정도 늘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싱가포르우체국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지난해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의 10%를 인수했다. 알리바바는 국제 물류서비스를 싱가포르우체국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우체국은 현재 중국 휴대폰 생산업체 샤오미, ZTE 등과도 해외물류사업 대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NYT는 이 밖에 일본 우정그룹이 지난해 호주 최대 물류서비스업체 톨홀딩스를 인수해 현지 택배사업에 나섰고, 호주우체국이 알리바바와 중국 현지 물류사업에서 손잡는 등 우체국의 국경을 뛰어넘는 신사업 진출이 잇따른다고 전했다. 지난해 55억달러의 적자를 낸 미국 우체국은 해외 진출은 아니지만 올해부터 아마존의 일요일 배달서비스 대행을 시작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