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을 합친 우리나라의 대외투자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중국이 유럽연합(EU)을 제치고 한국의 2위 대외투자 대상국으로 부상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14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잔액은 7166억달러로 1년 전보다 955억달러 늘었다.

여기에 작년 말 현재 외환보유액(준비자산) 3636억달러를 합하면 총 투자잔액은 1조802억달러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투자지역별로는 미국이 1736억달러로 24.2%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1324억달러), EU(1272억달러), 동남아(1062억달러) 순이었다.

특히 중국에 대한 투자규모는 2013년 동남아지역을 제치고 미국과 EU에 이어 3위로 부상한 데 이어 작년엔 EU도 누르고 2위에 올랐다.

중국에 대한 투자규모가 2010년 말 641억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4년 새 2배를 넘는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과 EU, 일본은 증권투자가 많이 늘었고 동남아와 중남미, 중동은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산됐다.

중국에 대한 투자 중에서는 직접투자가 696억달러로 전체의 절반(52.5%)을 넘어 가장 많았고 예금, 대출금, 무역신용 등 기타 투자(39.2%)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대외투자를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가 3606억달러(50.3%)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위안화(986억달러), 유로화(581억달러) 순이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투자 잔액은 작년 말 현재 9983억달러로 2013년말(1조48억달러)보다 65억달러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지역별 국내 투자규모는 EU가 2653억달러로 2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이 2609억달러, 동남아가 1660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미국과 EU는 한국에 대한 투자잔액이 비슷한 수준이어서 1∼2위를 번갈아 차지하고 있는데 작년엔 미국의 감소폭이 더 컸다.

형태별로는 미국과 EU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증권투자 중심으로, 일본과 중남미는 기타 투자를 중심으로 감소한 반면 중동은 증권투자가 늘었고 중국과 동남아는 기타 투자가 증가했다.

EU는 직접투자와 파생금융상품투자가 가장 많았고 증권투자는 미국, 기타투자는 동남아가 많았다.

통화별로는 원화가 6499억달러(65.1%), 미국 달러화 2772억달러(27.8%), 유로화 248억달러(2.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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