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신용카드 발급 심사를 까다롭게 하라는 주문을 내놓자 카드회사들이 저신용자에 대한 신규 카드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카드회사들은 최근 신용등급이 7등급보다 낮은 사람에게는 아예 발급 심사도 거치지 않고 카드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9일 “무자격자에게 신용카드가 남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며 “소득 수준과 신용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신용카드를 발급하도록 감독규정을 바꿀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최근 들어 8등급 이하 카드 신청자에게는 심사도 해보지 않고 발급을 거절하고 있다.

신한카드 고위 관계자는 “7등급이 안 되면 아예 발급심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신용등급 7등급자에게도 부분적으로만 카드를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5월부터 신용등급이 8등급 이하인 사람에게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얼마 전부터는 7등급이라도 신용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카드 발급이 어렵다고 고객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카드회사가 저신용자에게 카드 발급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한 이유는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억제 대책을 강하게 추진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카드가 3000억898만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키로 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가 100% 자회사여서 배당금 전액을 신한금융이 수령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가 중간배당키로 한 금액은 신한카드가 올 들어 3분기까지 올린 순이익 6406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에 앞서 한국씨티은행도 1299억원을 중간배당키로 한 바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