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화 대표 "동물세포 대신 식물세포로 만든 바이오藥 대량생산 시대 올 것"
“유전자 가위 기술로 식물 기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을 개척하겠습니다.”

최성화 지플러스생명과학 대표(사진)는 17일 “동물세포 대신 식물로 만든 바이오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플러스생명과학은 유전자변형(GMO)이 아닌 식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가진 국내 유일한 회사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인 최 대표는 2015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작물 유전자 교정에 성공한 연구결과를 네이처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이 회사는 기존 크리스퍼 기술보다 편집 효율이 높고 표적이탈효과를 줄인 크리스퍼플러스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유전자 가위보다 성능을 두 배 이상 향상시켰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식물을 이용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비임상(동물실험) 단계다. 허셉틴은 쥐에서 유래한 초세포를 기반으로 만든다. 이 회사는 유전자 가위로 리벤타라는 식물의 당패턴을 변화시킨 다음 항체를 만드는 DNA를 넣어 식물이 생성한 단백질을 추출해 바이오의약품을 만든다. 최 대표는 “초세포는 좋은 단백질을 대량생산할 수 있지만 동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고 일부 단백질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식물 단백질은 알레르기나 독성물질이 없고 항체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물로 만든 허셉틴은 동물시험에서 기존 약보다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생산 효율성 측면에서 식물이 초세포를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항암제 등 특수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상업화 생산에 대비하기 위해 청주 오송첨단복합단지에 식물호텔도 착공했다. 친환경 밀폐형 식물 생장시설로 정보기술(IT)을 적용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이산화탄소, 비료, 물 등 식물이 자라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자동으로 제어된다. 최 대표는 “연면적 1410.81㎡ 규모의 부지에 28개 동을 설치해 3주에 한 번 250㎏의 리벤타를 생산하게 된다”며 “연구개발과 의약품 생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감염 면역학 전문가인 홍기종 인터파크 바이오융합연구소장을 영입하고 백신으로까지 파이프라인을 확장한다. 최 대표는 “미국 연구소와 식물 단백질로 결핵 백신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연내 코스닥 상장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