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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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해 본 사람들은 골프가 참 재미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비용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지만, MZ세대들도 관심을 가지는 등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PGA, LPG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보면 흐뭇합니다.

필자는 골프를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18홀 내내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아서 당황했습니다. 무언가 단기 처방이 필요했고,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골프의 원포인트 레슨은 레슨 프로에게 본인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골프스윙 중 바로 실전에 쓸 수 있도록 한 번에 교정받는 단기 처방 방법입니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골프도 꾸준하게 연습하고 코칭을 받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말 골퍼들은 그런 시간과 노력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필자는 다급한 마음에 예전부터 알고 있던 레슨 프로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았습니다. 스윙 메커니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한 시간동안 열심히 수정하고 연습했습니다. 다행히 다음번 라운딩에는 그나마 나은 스코어가 나왔지만, 이후에는 도돌이표 스윙이 돼 이젠 시간을 내 제대로 연습과 코칭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골프와 투자상품 관리는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먼저, 현재가 중요합니다. 과거에 골프가 싱글을 했다든지, 70대 타수를 쳤다는지보다 지금 안정적으로 80대 타수를 치는 것이 잘하는 것이고 중요합니다. 투자상품 관리도 그렇습니다. 과거에 많은 투자자산이 있었는지보다 지금 현재 보유자산이 규모있게 안정적으로 잘 운용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둘째, 관리가 중요합니다. 주말골퍼들은 18홀 내내 골프를 잘 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몸이 불편하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서, 장거리 운전을 해서 등등 수만가지 핑게가 나옵니다. 자산관리도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꼼꼼하게 제대로 대처가 되지 않으면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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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골프와 투자상품 관리에 차이점도 있습니다.

골프에서 좋은 스코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계속 들어갑니다. 더 좋은 장비, 훌륭한 코치 교습, 부단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기적으로 필드에 나가는 것이 좋은데, 상당한 지출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투자상품 관리에는 관심만 기울인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금융기관에 투자상품을 가입한 경우라면, 상품 가입 시 판매수수료를 이미 일정부분 이미 지불했습니다. 때문에 필요할 때 언제든지 해당 금융기관을 방문해 무료로 금융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즉 투자자가 원하기만 한다면, 주기적인 자산관리 상담을 추가비용 없이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고객입장에서는 상품을 새로 가입하지도 않는데, 프라이빗뱅커(PB)나 자산관리상담사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 담당 팀장입장에서도 상품을 신규로 가입해 수수료를 취득하는 것이 좋고, 그냥 상품 사후관리만을 위해서 방문하는 고객이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금융시장이 좋지 않고, 이에 따른 투자상품 수익률 하락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고객에게 시장상황 및 투자상품 현황을 전달해야 하는 것은 투자상품 판매회사의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고객을 관리하는 금융기관의 PB와 자산관리상담사 입장에서도 주기적으로 방문해 본인의 금융자산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는 관리에 부담이 없고, 또한 더 잘 관리해야 하는 고객의 리스트에 들어갑니다.

필자가 PB팀장으로 일할 때, 고객분들에게 상품가입을 꼭 하지 않더라도 주기적인 방문을 요청했지만, 전체 고객의 10% 정도만 주기적인 방문과 상담을 통해 본인의 투자자산관리를 하는 것을 봤습니다.

다만 한 달에 한번 사전에 방문시간을 정하고, 10~20분 안팎으로 간략하게 시장상황과 본인 투자상품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서로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자산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이나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에는 원포인트 레슨이 필요합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참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때가 많고, 실제로도 그렇게 합니다.

금액이 크거나, 구조가 어려운 투자상품을 거래하려고 할 때, 경험 많은 시니어 PB, 투자상담사의 의견을 참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조금 아플때는 동네 병원을 가지만, 몸이 많이 아프거나 심각한 상태가 되면 큰 병원의 경험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골프의 경우, 평소 꾸준한 연습이나 관리를 하지 않으면 라운딩 당일 나쁜 스코어와 화창한 날씨에 예상한 방향으로 공을 보내지 못해서 하루종일 기분이 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산관리, 특히 투자상품은 평소에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 금전적으로 많은 손해가 날 수 도 있고, 그 손해를 단기간에 수습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투자상품 관리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첫째, 평소 주기적으로 금융기관의 자산관리 팀장을 방문해서 경제상황과 보유 투자상품의 현황에 대해 확인하고 문제발생 소지가 있으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이 바람직하지만, 적어도 분기에 한번은 방문해 투자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자산에 대해서는 경험많은 시니어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합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를 산정해 보수적인 결정을 취합니다. 뛰어난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더라도 결정의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원포인트 레슨, 투자상품 관리에는 중요하거나 단발로 끝나는 의사결정에는 유효합니다. 그러나 투자상품은 경제상황에 따라 변동성과 수익, 손실이 예상치 못하게 따라올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평소에 금융기관 담당자와의 유기적인 관계형성과 상품관리를 통해 효과적인 투자상품관리를 하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 교수,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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