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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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설문조사가 발표됐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주택구입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미국의 주택시장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핀테크회사인 너드월렛(NerdWalle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800만명의 미국인이 2023년에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평균적으로 그들은 26만9200달러(약 3억2800만원)를 지출하기를 희망했습니다. 조사에 응한 미국인의 3분의 2는 '곧 주택시장이 붕괴할(crash)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중개플랫폼인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이 수치는 작년 12월의 평균 주택가격인 38만8100달러(약 4억7300만원)보다 10만달러 이상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평균 주택가격은 2013년에 이미 26만9000달러를 넘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희망가와 현재가가 1억5000만원가량이 차이나는 셈이니, 그만큼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란다는 말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요.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이와 다릅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평균 판매가격은 작년과 비슷한 38만5800달러(약 4억7000만원) 로 전망했습니다. 레드핀은 4% 하락을 예측했습니다. 집값이 붕괴되기 보다는 하향조정된다는 의미입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주택가격이 붕괴되는 것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설령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미 한 국가의 경제 및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주택자는 직장을 잃었을 수도 있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은 희망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내 집 마련에는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인의 61%는 '현재의 모기지 금리가 전례가 없는 수준이며 이는 이전에 본적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1월 3째주 연 6.15%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몇 년 간 대부분의 모기지 금리가 3% 미만이었던 걸 고려한다면 높은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50년 동안 30년 모기지 금리는 평균 7.75%였습니다. 6~7% 범위의 모기지 금리는 2008년까지는 일반적이었습니다.

주택 수요자들은 10년 이상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연준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극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이는 팬데믹 대유행을 계기로 연장된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폭주하는 인플레이션은 2022년 다시 극적인 금리인상을 촉발시켰으나 사실은 모기지 금리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간 것에 불과합니다. 거의 3000만명의 미국인이 2023년 주택을 구입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2021년의 경험을 고려한다면 단 20%만이 성공할 겁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는 대출금리가 다소 낮아졌지만 고금리 상황에 내 집 마련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라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준금리가 5.25%를 기록했던 2000년 10월과 2008년 8월과 비교하면 현재의 기준금리는 다소 낮은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기준금리와 코픽스를 토대로 정해지는 시중금리는 내 집 마련을 막거나 저해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무주택자는 개인의 상황에 맞게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합니다. 단, 자금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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