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다시 신입사원이 된다면?
  “요즘 아주 똑똑한 친구들이 입사하여 매우 기쁩니다. 아마 저보고 지금 입사하라고 한다면 합격된다는 보장이 없지요.” 모 전문 경영인의 코칭 대화 중 이야기다. 그러면서 “ 20-30년이 지나 그들 중에서 CEO가 나올 겁니다. 이들이 어떤 마인드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좋을까요.” 했다. 필자가 “어떻게 그들을 성장시키고 싶으세요?” 물었다. 그는 “회사라는 운동장에서 마음껏 재미있게 뛰어놀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그는 필자에게 “다시 신입사원이 된다면 어떻게 하고 싶나요?” 질문했다. 처음 포스코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교육받고 배치받아 근무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좋았던 추억과 더불어 아쉽고 교훈 삼아야야 할 기억도 많다.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각자 처해진 상황이 다르면 목표 설정 기준과 원칙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마인드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을 수 있다. 신입사원이 된다면 다음 네 가지에 중점을 두고 싶다.

   첫째, 자신만의 인생 설계를 하라.

  인생은 상황에 따라 단거리 경주의 연속일 수도 있고, 장거리 경주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단거리 경주를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적인 인생 설계가 필요하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취업 특강을 들으면서 MBTI 등 성격검사를 통해 진로를 정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입사 후 1년이 지나 이직률이 높은 것을 보면 안타깝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성찰하는 일이다. 목적은 왜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아는 일이다. 회사생활을 하는 것은 일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매슬로우 말처럼 우리의 최상의 욕구는 일을 통한 자기실현이다. 적어도 10년 단위로 자신만의 인생설계를 통해 미래를 계획하고 이 계획을 실천하면서 행복을 느껴보라. ▪일(직장) ▪돈▪생활환경▪개인적 성장▪건강과 휴양▪공동체▪가족▪신앙 등 삶의 수레바퀴를 그려보는 것도 좋다.

  둘째, 회사의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필요한 사람이 돼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나를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상사다. 상사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조직목표 달성을 위한 성과다. 만약 회사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래서 적자로 부도가 난다면 구성원은 물론 사회에 큰 짐이 된다. 따라서 성과를 내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성과를 내는가? 자신의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문화의 방식에 맞게 일해야 한다.

   회사마다 핵심가치가 있고 인재상이 있다. 핵심가치를 내재화하여 실천하는 것이 조직 내 성장의 지름길이다. 그리고 회사 내 뛰어난 성과를 내고 역량이 탁월하다고 인정받고 있는 선배사원을 롤 모델로 삼아 그 선배사원의 일하는 방식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사나 롤 모델 선배사원에게 호감을 받을 수 있는 팁을 하나 소개한다. 최근 경제, 경영이나 인문학 등 그들이 관심 갖고 있는 책을 선물하는 것이다. 필자가 자주 활용했던 방법이다.

  셋째, 인간관계를 중시하라

 우리의 운은 어디에서 오는가? 필자의 멘토가 강조한 것이다. 우리의 운은 사람에게서 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을 성사시키고 성장하는데 사람 관계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무엇일까? 진실하게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다. 입장 바꿔 보더라도 자기를 존중해주는 상대방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겸손이 미덕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시(詩) 중에 오마르 워싱톤의 <나는 배웠다>가 있다.

 “나는 배웠다/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 사랑을 받는 일은 그 사람의 선택에 달렸으므로. (중략) 인생에선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 것보다 /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 우리의 매력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 그다음은 서로 배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중략)”

 넷째, 매너리즘에 빠지지 마라

 입사할 때 누구에게나 초심(初心)이 있다. 이것을 유지 못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매너리즘이 온다. 그러나 누구는 즉시 극복하는데 누구는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은 저서 <초격차>에서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인재는 없다. 최고의 인재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라고 했다. 호기심이 많는 사람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다. 늘 즐겁게 도전적으로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일본의 혼조 교수는 평소 신념으로 6C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 바로 ▪호기심(Curiosity) ▪용기(Courage)▪도전(Challenge)▪집중(Concentration)▪확신(Confidence)▪지속(Continuation)이다. 그는 “연구는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없으면 안 된다.”라며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有志竟成)”고 역설했다. 뜻이 있으면 매너리즘도 이겨낼 수 있다.

  코칭 대화를 마치며 그 전문 경영인 자신도 신입사원으로 돌아가 회상하면서 지금보다 더 긍정적인 마인드와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유독 초심을 강조했다. 리더라면 자신의 후계자를 육성하여 그 조직이 더욱 성장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 임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새롭게 입사하거나 승진하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키워드 서 너개 정도 정리해 놓고 그들과 대화했으면 한다. 물론 그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들에게 무엇을 질문하고 어떤 이야기를 해 줄 것인가?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