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식상하고, 이제 타운하우스에서 살아볼까….” 최근 수도권 일대에 타운하우스 분양 바람이 거세다. 실제 필자가 잘 아는 서울의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자나 고급주택 소유자들이 부쩍 타운하우스에 대한 문의가 잦다.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가격이 오를 데로 오르면서 답답한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 전원생활의 운치를 느끼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타운하우스로 모아지고 있다.

고객들이 타운하우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친자연적인 주거환경과 각종 주민편의시설이 갖춰져 단독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해에 찌든 도심에 살면서 느껴보지 여유롭고 쾌적한 삶을 다시 자연에서 느끼려는 인간의 본능이 작용하는 탓이다. 특히 “창문 활짝 열고 살고 싶다”는 부유층의 바람은 앞으로도 타운하우스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짐작케 한다.

타운하우스는 사실 획일화된 아파트문화를 대체할 틈새 고급주택으로 몇 해 전부터 수요자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연립과 아파트 중간 형태로 단독주택과 콘도미니엄의 장점을 살린 주거시설로써 비싼 분양가 탓에 고급주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신도시 타운하우스 분양가가 10억 원 선을 훌쩍 넘어서니 실수요자들이 투자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공급이 많아 미분양 물량도 상당하다. 국내 건설사들이 공급자 위주로 앞 다퉈 지어놓아 분양현장마다 미분양 처리에 고심이다. 청약률도 크게 떨어져 일부 현장은 청약률 제로 현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여유롭고 쾌적한 삶을 즐기려 5년 앞을 내다본다면 타운하우스는 투자매력이 있는 상품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인 주거 효용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타운하우스를 고를 때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투자 포인트를 짚어보자.

입지 선정이 중요하다. 타운하우스는 자연환경도 중요하지만 앞을 내다본 다면 입지가 제일 중요한 투자요건이다. 교통 ․ 쇼핑시설 ․ 병원 및 문화시설과 가까워야 되팔기 쉽고 투자성이 확보된다. 신도시 택지개발지구나 수도권과 인접한 직주근접형 지역으로 한정해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한적한 교외나 산속, 강가에 지은 소규모 타운하우스는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택지지구 블록형 단독주택지에서 공급하는 타운하우스는 기반시설이 뛰어나 신도시의 편의시설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택지지구에서 아파트 입주를 시작한 지 1년 이상 지나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물량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분양가격의 적정성도 따져봐야 한다. 대체로 중소건설사나 개인 건축업자가 공급하는 소규모의 별장형 타운하우스는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비싸거나 고가제품 위주이어서 상품성이 떨어진다. 1년 이상 미분양 물량으로 쌓여있는 타운하우스는 가격이 주변 대형 아파트나 동일 규모 전원주택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가격에 관계없이 일찍 수용할 수 있는 일부 부유층을 겨냥한 공급자 위주의 고가제품의 주택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기 일쑤다. 고급외관과 브랜드에 치중하기 보다는 주변의 동일한 규모의 주택가격과 비교해 분양가의 적정성을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유행보다 실속을 먼저 따져라. 타운하우스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각종 규제로 인해 미분양물량 증가와 청약률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분양이 잘된 타운하우스는 정확한 수요층 기획과 저렴한 분양가로 수요자의 니즈를 맞춰 분양에 성공했다. 아직은 타운하우스가 아파트도 단독도 아닌 애매한 고급 틈새상품으로밖에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는 인테리어와 건물 외부 치장만으로 분양가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즉,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환경여건과 생활편의가 떨어진다는 입소문이 들린다. 고분양가만큼 객관적인 투자가치는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 단점을 먼저 살피고 충분한 다리품을 팔아 여러 매물을 비교한 후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타운하우스는 무엇보다 팔고 싶을 때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이다. 10억 원이 넘는 고가라면 차라리 가격이 저렴한 단독 전원주택을 고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고르려면 수요층이 두터운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고르되 분양가가 저렴하면서 고급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살기 편한 지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직까지 특정 수요에 맞춰 지어졌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기 때에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품이다. 차익을 보고 투자한다면 오히려 실망할 수 있다. 철저히 가격과 주거의 쾌적성, 선호 지역을 따져 실수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수도권 외곽에서 분양하는 일부 타운하우스는 디자인에 차별성이 없는 대형 일반연립을 빌라 대신 명품 타운하우스라 이름 지어 고객을 유인하거나 인테리어나 건물 외부 치장만으로 분양가를 끌어올려 타운하우스로 포장해 고가에 분양하는 무늬만 타운하우스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럴 듯한 겉모습이나 차별화되지 않은 연립형 대형주택은 평범한 전원주택의 역할과 기능 외에는 차별성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국민소득이 늘고 주거의 의식변화가 바뀌면 타운하우스와 고급 전원주택은 차세대 주택시장의 리더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장인지도나 생활편의성 등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는 신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 전 충분히 검토 후에 결정해야만 한다.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새로운 틈새 주거상품임으로 타운하우스를 고를 때는 가장 먼저 직주근접형에다, 대중성 있는 중저가 타운하우스부터 고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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