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에 5개 구장 구름 관중…'취식 허용'으로 치맥 즐기며 관람
시대별 야구 스타 모여 시구·시타…걸그룹·댄스팀 등 총출동
코로나 제쳐두고 활짝 열린 야구장…100% 관중과 '플레이볼!'
한국프로야구가 3년 만에 관중 제한 없이 수원kt위즈파크 등 전국 5개 구장에서 2020시즌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프로야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처음 시작된 2020년에는 무관중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수도권 10%, 비수도권 30%만 관중 입장을 받아 개막전을 치렀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야구장 입장이 가능해지면서 각 구단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과 함께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디펜딩 챔피언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는 오랜만에 1만명 이상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 1만 명 이상의 팬이 입장한 건 2019년 9월 28일 kt와 NC 다이노스 전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이다.

이날 경기장 주변은 경기 시작 2시간여 전부터 현장 티켓을 구매하려는 야구팬들로 가득했다.

팬들은 경기 시작 전 내야 관중석을 가득 메우며 현장 응원을 만끽했다.

신이 난 건 관중들만이 아니었다.

야구장에 입점한 식음료점엔 직원들이 주문을 감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많은 팬이 찾았다.

치킨, 피자 등을 파는 각종 매점엔 수백 명의 팬이 긴 줄을 서서 주문했는데, 주문하는 데만 수십 분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였다.

특히 생맥주 판매점의 줄은 야구장 계단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생맥주 판매점에서 일하는 한 아르바이트생은 매출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잘 모르겠다.

정신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야구는 무관중 경기가 많았고, 식음료 섭취가 금지돼 입점 식음료점들이 모두 문을 닫았었다"며 "이런 광경을 보게 된 건 매우 오랜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제쳐두고 활짝 열린 야구장…100% 관중과 '플레이볼!'
KIA 타이거즈의 돌아온 에이스 양현종과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투수 애덤 플럿코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광주 경기에도 1만6천700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날 14도까지 오른 완연한 봄 날씨에 광주 시민들과 야구팬들은 삼삼오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아 프로야구 개막 경기를 즐겼다.

올 시즌부터는 경기장 내 취식이 허용되면서 야구팬들은 오랜만에 치킨과 맥주를 즐기며 응원전을 벌였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광주 야구팬들이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애국가 합창을 따라 부르는 모습에선 코로나19를 견뎌냈다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인기 걸그룹 '여자친구'의 멤버였던 은하와 신비, 엄지가 새로 구성한 걸그룹 '비비지'가 경기전 식전 공연을 펼치며 관중의 흥을 돋웠다.

1회초 선발 투수 양현종이 LG 첫 타자 박해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KIA 팬들은 구단에서 제공한 응원 도구를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KIA는 개막 2연전 동안 입장 관중에게 응원 클래퍼와 타이거즈 스티커팩 1만5천개, 엠블럼 깃발을 나눠줄 예정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KIA 팬은 "어제(1일) 퇴근하자마자 광주로 와 친구 집에서 잠을 잔 뒤 경기장으로 왔다"면서 "오랜만에 야구를 즐기면서 치킨과 맥주를 먹을 수 있어서 꿈만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제쳐두고 활짝 열린 야구장…100% 관중과 '플레이볼!'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 서울 잠실구장 개막전에는 프로야구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시대별 스타들이 모여 야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원년 우승을 이끌었던 '불사조' 박철순이 1980년대를, '미스터 OB' 김형석이 1990년대를, '홍포' 홍성흔이 2000년대를,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더스틴 니퍼트가 2010년대를 대표해 동반 시구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댄스 걸스 파이터'의 준우승팀 '뉴니온'이 개막 축하 공연을 펼쳐 관중들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키움은 팬들을 위해 다양한 선물도 준비했다.

키움은 경기 종료 후 추첨을 통해 관중들에게 '더함TV' 75인치 20대를 전달할 예정이다.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개막전이 열린 창원NC파크에선 프로야구 40주년을 맞아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그동안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개막을 선언했던 전통을 깨고 어린이 팬이 개막 선언을 했다.

산호초 3학년 임시우 군과 미리벌초 4학년 박지훈 군은 개막 선언에 이어 시구와 시타를 했다.

허구연 KBO 신임 총재는 개막 선언 대신 시포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