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말자는 메시지"
리그 중단 책임 있는 NC, 민망해진 '네버스톱' 구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로 '네버 스톱'(NEVER STOP)을 내걸었다.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거둔 것에 그치지 않고 올해 다시 정상을 향해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구호다.

NC는 '멈추지 않는 도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프로야구 리그 중단으로 NC의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해졌다.

'멈추지 말자'고 했던 NC가 리그를 멈추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KBO는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경기를 순연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을 고려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리그 중단까지 가는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일이기에 아쉬움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NC와 두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NC 3명·두산 2명)한 여파가 리그 중단으로 이어졌다.

1군 선수단에서 확진·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가 대거 발생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벌어진 심각한 상황에서 확진자 발생 자체를 잘못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방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단은 선수단 건강 관리와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NC와 두산은 리그 중단 발표 직후 KBO리그 진행에 차질이 생긴 것에 사과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두 구단은 격리 대상자를 대신하는 대체 선수를 2군에서 불러 경기를 정상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약해진 전력으로 경기하는 것보다는 중단이 더 유리했다.

리그 중단 책임 있는 NC, 민망해진 '네버스톱' 구호
NC와 두산은 원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자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른 팀들에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팬들의 원성이 높다.

KIA 타이거즈의 경우 6연승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오는 19일부터 8월 9일까지는 도쿄올림픽 휴식기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일정이 밀리면 포스트시즌은 '가을야구'가 아닌 '겨울야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선수와 팬 모두에게 안 좋다.

KBO는 NC·두산이 대체 선수로 경기하면 이들과 경기하는 팀이 이익을 보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가장 큰 이익을 가져가는 팀은 NC와 두산이다.

감염 과정에서 방역 지침 위반이 있었는지도 살펴봐야 할 문제다.

방역 당국은 "프로야구 선수단 5명 중 초기에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는 '오후 10시 이후 숙박업소에서의 모임을 억제하기 위한, 숙박시설의 정원 초과 입실 금지 조항'을 어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두산보다 먼저 확진자가 발생한 NC가 방역 수칙을 어겼는지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사실이라면 NC는 이번 리그 중단에 대해 더욱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가운데 NC는 올 시즌 구단이 내세운 구호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NC는 지난 3월 2021시즌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하면서 방역에 힘쓰겠다는 언급도 했다.

당시 NC는 보도자료에서 "세계적 이슈인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말자는 메시지도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또 "구단 슬로건인 '거침없이 가자'도 이번 캐치프레이즈와 결합, 당당하게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NC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했다"고 밝혔다.

리그가 멈춘 상황에서 NC는 스스로 내건 구호에 당당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