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 많은 잔칫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2019년 더욱 푸짐해진다. 총상금이 사상 최대인 7055만달러(약 790억원)로 커진다. 왕중왕전과 프로암, 2인1조 팀 대항전이 신설되는 등 대회 형식도 한층 다채로워진다.

메이저 상금 증액 경쟁 후끈

마이크 완 LPGA 투어 커미셔너는 6일(현지시간) 2019년 LPGA 투어 스케줄을 공식 발표했다. 정규 대회 수가 33개로 올해(32개)보다 1개 늘어났고, 총상금도 올해(6535만달러)보다 520만달러 늘어난 7055만달러(약 790억원)로 책정됐다. 볼빅챔피언십, KEB하나은행챔피언십 등 5개 대회가 없어지는 대신 BMW레이디스챔피언십, 다우그레이트레이크스베이인비테이셔널 등 6개 대회가 신설됐다. 여기에 메이저 대회 상금 증액 경쟁이 이어졌다. ANA인스퍼레이션과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이 각각 20만달러, 에비앙챔피언십이 25만달러를 더 내놨다. 특히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종전 350만달러(보너스 100만달러 포함)를 500만달러로 대폭 끌어올렸다. 올해까지 최대 상금 대회인 US여자오픈(500만달러)과 같은 규모다. 하지만 CME대회 우승 상금은 여자 골프 대회 사상 최대인 150만달러(US여자오픈 90만달러)로 차별화했다. ‘여자 골프 우승상금 100만달러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잔칫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 건 보너스 시상 부문 신설이다. ‘에이온 리스크 리워드 챌린지(Aon Risk Reward Challenge)’다. 가장 어려운 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인 선수 한 명에게 100만달러를 주는 상이다. LPGA는 2018시즌에도 ‘톱10’ 진입률이 가장 좋은 선수에게 10만달러를 주는 시상부문을 신설했다. 만약 한 선수가 마지막 대회인 CME투어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에이온 리스크 경쟁 부문과 톱10 진입률 1위를 모두 휩쓴다면 한 번에 260만달러(약 29억원)를 챙긴다. 올해 루키로 데뷔하는 ‘핫식스’ 이정은(22)은 역사상 가장 다채롭고 호화로운 기회를 잡은 셈이다.
LPGA, 내년엔 더 푸짐해진 '돈 잔칫상'
재미 요소 높인 대회들 눈길

눈길 끄는 대회도 많이 신설됐다. 내년 1월17일 열리는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20만달러)’가 대표적이다. 이 대회는 지난 시즌 챔피언들만 초청해 치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년 개막전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와 닮았다. 완 커미셔너는 “지난 2년간 투어 우승 경력이 있는 챔피언과 45명의 아마추어 유명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LPGA 투어의 새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들이 프로들과 같은 코스에서 경기한다는 점에서 PGA 투어 AT&T 프로암과 비슷하다.

도우그레이트레이크스베이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만달러)은 친한 선수끼리 2인1조로 출전해 경기하는 LPGA 투어 첫 대회다. 72팀이 나흘 동안 포섬, 포볼로 경기를 치른다. 친한 선수끼리 짝을 이루는 만큼 국가 대항전 양상이 될 수 있다. 예컨대 퍼팅 달인인 박인비와 장타 여왕인 박성현이 한 팀으로 출전해 에리야 쭈타누깐-모리야 쭈타누깐 자매(태국), 제시카 코다-넬리 코다 자매(미국)팀과 겨룰 수 있다는 얘기다.

남녀 선수가 똑같은 코스에서 똑같은 상금을 놓고 치르는 빅오픈(총상금 110만달러)도 흥미롭다.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가 번갈아 티샷(티잉 그라운드는 다름)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갤러리는 한 홀에서 남녀 선수의 비거리와 경기 운용 특성 등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한편 잇따른 차량화재 사고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LPGA 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신설)이 예정대로 내년 10월24일부터 나흘간 부산에서 열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