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푸는 타이거 우즈…'호시절' 다시 오나
‘타이거 없는 골프(Tigerless tour)’에 심드렁하던 미국 골프계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언제냐가 문제일 뿐 ‘황제’의 복귀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어서다. ‘타이거 있는 투어(tour with Tiger)’의 가치는 최소 수천만달러 이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그가 불참한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의 암표값은 40% 가까이 폭락하고, TV 중계방송 시청률이 많게는 반토막이 난다. 포브스는 ‘타이거 효과’를 3000만달러로 추산하며 스포츠선수 브랜드가치 1위에 그를 올려놓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사진)가 다시 몸을 풀기 시작했다. 26일 골프위크와 ESPN 등 골프전문채널에 따르면 우즈는 지난해 허리 부상 이후 이날 첫 실전 라운드를 했다. 장소는 미국 텍사스주의 블루잭내셔널GC. 우즈는 자신이 디자인한 이 골프장에서 절친인 프로골퍼 마크 오마라와 함께 5개홀을 돌았다.

우즈가 실제 라운드를 한 것은 지난해 8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다. 우즈는 공동 10위로 마친 이 대회 이후 두 차례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재활치료에 전념해왔다.

우즈는 이날 상당히 좋은 ‘굿샷’을 날렸지만 기대 이하의 샷도 보여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샷감을 드러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오늘 봤겠지만 샷 감각이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라며 “오늘 같은 샷을 날릴 수 있기까지 길고도 힘든 여정을 보냈다”고 말했다.

우즈의 최근 행보는 그의 복귀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그는 지난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주니어골프클리닉에 참석해 어린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드라이버는 물론 자신의 특기인 스팅어샷(2번 아이언으로 바람에 맞서 낮게 치는 샷) 등 다양한 샷을 약 45분간 선보였다. 이달 초에는 스크린골프장에서 9번 아이언샷을 연습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복귀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이때부터 쏟아졌다.

특히 오는 6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에서 열리는 US오픈에 출전 신청을 했다고 미국골프협회(USGA)가 밝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AFP통신은 “US오픈 참가 신청 마감일이 28일인데도 우즈가 이미 3주 전에 신청 절차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는 그러나 ESPN에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출전 신청은 단순한 절차”라고 선을 그었다. 아직 몸이 완전하게 돌아오지 않아 복귀 시기를 못박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즈 역시 복귀 일정과 관련한 질문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만 말해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골프채널은 우즈가 5월5일 열리는 PGA투어 웰스파고챔피언십이나 12일 개막하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