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세인트루이스 입단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오승환(33·사진)이 메이저리그 명문구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다. 세인트루이스는 메디컬테스트를 완료한 뒤 이르면 12일(한국시간) 오승환 영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11일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신체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계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MLB닷컴도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 셋업으로 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승환은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국해 세인트루이스에 도착하자마자 메디컬테스트를 받았다. 몸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그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FA(자유선수계약)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지난해 10월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고,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마지막 기회”라며 의지를 보였으나 마카오 원정도박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징계 수위가 확정되지 않아 계약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30일 오승환에게 단순도박 혐의를 적용해 벌금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어 KBO는 8일 오승환에게 ‘KBO리그 복귀 시 시즌 50%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으나 해외 진출 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원정도박으로 선수 인생에서 치명적인 오점을 남긴 오승환은 이로써 메이저리그에서 명예를 회복할 길을 열었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등 미국 구단과 협상하며 ‘연평균 300만달러’와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환경’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이 요청한 조건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루이스는 강정호의 피츠버그와 함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해 있다. 피츠버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승수인 98승(64패)을 거두고도 100승을 수확한 세인트루이스에 가로막혀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를 치러야 했다.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는 올해 19차례 격돌할 예정이어서 오승환과 강정호의 맞대결에 야구팬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