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린 1일 잠실구장. 9회말 2아웃 SK 와이번스 최정이 친 공이 우익수에게 잡히자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일제히 마무리 투수 오승환에게 달려가 서로 부둥켜안고 환호했다. 더그아웃에 들어가 우승 기념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하고 나온 선수들은 우승 기념 샴페인을 서로에게 뿌리며 팀의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삼성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SK를 7-0으로 완파했다. 삼성의 중심타선은 집중력을 보이며 폭발했고 선발투수 장원삼은 SK를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 한국시리즈 MVP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거둔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삼성은 1985년 한국시리즈 없이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한 이후 2002, 2005, 2006, 2011년에 이어 팀 통산 여섯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삼성 사령탑에 오른 류중일 감독은 전임 선동열 감독에 이어 취임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역대 두 번째 감독이 됐다. 8년 만에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한 ‘라이언 킹’ 이승엽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1차전에서 선제 2점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이날 쐐기를 박는 3타점 3루타를 터뜨리는 등 이번 시리즈에서 23타수 8안타로 타율 0.348, 1홈런, 7타점을 올리며 고비마다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박석민 부진 씻는 투런홈런

승부는 양 팀의 중심 타선에서 갈렸다. 삼성은 홈런 1개를 포함해 장단 9안타를 몰아치며 7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에 반해 SK는 삼성 선발투수 장원삼의 호투에 막혀 단 2안타에 그치며 한 점도 얻지 못했다.

1회초 삼성의 1번 타자 배영섭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며 물꼬를 텄다. 2번 타자 정형식이 번트를 시도하다 강공으로 전환해 때린 공이 전진 수비를 하던 SK 3루수 최정의 키를 살짝 넘기며 무사 주자 1, 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4번 타자 최형우는 중견수 뜬 공 희생타로 선취점을 냈다.

삼성은 4회에 대량 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4회초 1사 1루에서 타석에 나선 박석민은 SK 선발 마리오의 4구째 134㎞짜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20m 홈런을 날렸다. 이전 타석까지 15타수 1안타의 빈타에 허덕였으나 결정적인 순간 한방으로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끌고 왔다. SK는 송은범을 구원투수로 올렸으나 삼성의 타선을 막지 못했다. 조동찬과 김상수가 볼넷을 골라 2사 1, 2루에서 배영섭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4-0으로 앞섰다. 정형식이 볼넷으로 출루해 2사 만루의 기회에서 이승엽은 우익수 키를 넘기는 주자일소 3루타를 터뜨렸다. SK는 7-0으로 벌어진 점수를 따라잡지 못하고 우승의 문턱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PS 입장권 수입 100억원 돌파

이날 한국시리즈 6차전도 2만6000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리며 한국시리즈 31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입장권 수입 9억364만원을 포함, 포스트시즌(PS) 15경기 동안 모두 36만3251명이 입장해 총 103억9322만6000원의 입장권 수입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입장권 수입이 100억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대 입장권 수입은 지난해 14경기에서 올린 78억5890만3000원이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동시에 우승한 삼성은 30억원 정도의 우승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