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3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 야구대표팀의 선전으로부터 각기 다른 `정치적 시사점'을 내놓았다.

양당은 이날 오전 개최된 회의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으로부터 `단결'이라는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단결'에 이르는 방법에는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당.정.청의 팀워크'를 강조한 반면, 민주당은 최근 사정정국을 의식, 야권에 대한 탄압 중지가 `단결'의 전제 조건이라는데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승리한) 어제는 기분좋고 기쁜 날이었다"며 "우리 당도 국민을 이렇게 기쁘게 해줄 날이 오리라 확신하며, 그날을 위해 열심히 뛰자"고 주문했다.

이에 공성진 최고위원은 "정치권에도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이 도입되면 더 좋은 정치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있다"며 "당.정.청 3자간 팀워크가 이뤄지면 일자리 문제 등에 훨씬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 최고위원은 또한 "어제 경기에서 집중력이 매우 돋보였다"며 "연말연시 국회, 2월 국회에서 중점법안 통과의 기회를 놓친감이 없지 않지만 4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미진했던 법안 통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또한 오랜 연습과 호흡으로 수비실책을 최소화했다는 점, 즉 정확성을 보여줬다"고 전제, "정부여당이 다가올 위기를 사전에 점검하고 대비한다면 정확도를 높여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WBC 결승전에 진출한 것을 빗대어어 "경제살리기라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기 위해 팀코리아를 만들자"고 다짐했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 야구가 강팀인 베네수엘라를 10대2로 제압한 점을 거론하면서 "이는 단결의 힘으로, 힘을 합치고 서로 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갈 때 성과가 있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가 맞닥뜨린 상황은 참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이명박 정권은 경제위기, 남북문제 등 온갖 복합적 위기를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이 정권이 지금 하는 것을 보면 표적사정, 편파수사, 공안탄압 등으로, 이래서 국민통합이 되겠느냐"며 "정치보복, 야당탄압, 표적사정, 공안탄압을 그만두지 않으면 국민을 하나로 만들 수 없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강병철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