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프리미어리그 3호였던 설기현(30)이 중동 클럽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열어간다.

설기현의 에이전트사인 ㈜지쎈은 14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풀럼FC에서 뛰던 설기현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알 힐랄 클럽의 임대 선수로 이적한다고 밝혔다.

풀럼과 알 힐랄은 전날 임대 계약에 최종 합의했다.

6개월 임대 후 완전히 이적하는 조건이며 임대 기간은 오는 6월30일까지다.

한국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 진출하기는 설기현이 처음이다.

설기현은 광운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0년 7월 대한축구협회의 유망주 해외진출 계획에 따라 벨기에 1부 리그 로열 앤트워프에 입단하면서 유럽 무대를 처음 밟았다.

같은 리그의 안더레흐트를 거쳐 프리미어리그 입단의 전 단계로 2004년 8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의 울버 햄턴으로 이적했다.

이어 2006년 7월 레딩FC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거 꿈을 이뤘던 설기현은 2007년 9월1일 풀럼으로 둥지를 옮겼으나 주전 경쟁을 뚫지 못하고 주로 벤치를 지키다 끝내 중동행을 선택했다.

이번 2008-2009시즌 풀럼에서 정규리그 4경기(선발 3경기 포함)에 뛰었다.

8월17일 헐시티와 개막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렸지만 무릎 부상이 겹치면서 로이 호지슨 풀럼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해 2군을 오가며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설기현은 A매치에서는 2000년 1월23일 뉴질랜드와 친선경기에서 데뷔했고 총 79경기에 출장, 18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의 호출을 받지 못했다.

설기현이 뛰게 된 알 힐랄은 2007-2008시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은 강팀이다.

알 힐랄은 올 시즌 리그 2연패 달성을 위해 설기현 영입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19일 허정무호가 19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는 감격을 연출했던 킹파드 스타디움(수용인원 7만여명)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한편 설기현은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로 이동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19일 홈경기로 치러지는 알 와타니와 16차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