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미국 PGA투어 HP클래식(총상금 5백만달러) 첫날 순조롭게 출발했다. 더블보기 하나가 있었지만 버디 9개를 잡으며 7언더파 65타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권 2명과는 단 1타차다. 2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턴GC(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최경주는 '디펜딩 챔피언'답게 동반 플레이어인 필 미켈슨(33), 찰스 하웰 3세(24)에게 주눅들지 않고 경기를 풀어갔다. 드라이버샷(평균거리 2백93야드, 정확도 71%)이 잘 맞으니 아이언샷도 착착 깃대 근처에 떨어졌다. 그린적중률은 89%로 이날 18개홀 가운데 단 두 홀만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2번홀(파5)에서 칩샷을 붙여 60cm 거리의 버디를 낚은 최경주는 3,6,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고 9번홀(파4)에서는 세컨드샷이 홀 옆 10cm 지점에 붙어 '이글성 버디'를 기록했다. 최경주의 상승세는 후반 들어서도 계속돼 11번홀 버디에 이어 13∼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중간 합계 9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잘 나가던 최경주에게 브레이크가 걸린 곳은 마지막 18번홀(파4).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벙커턱이 맘에 걸렸지만 4번 아이언으로 곧바로 깃대를 노렸다. 그러나 볼은 클럽헤드 아랫부분에 얇게 맞으며 벙커턱을 스친 뒤 러프에 떨어졌다. 세번째 샷마저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을 홀 1m 지점에 떨어뜨렸으나 보기 퍼트가 홀을 스치고 나오면서 더블보기가 됐다. 최경주는 경기 후 "첫날 더블보기를 한 것을 보약으로 삼겠다"며 "65타는 미국 진출 후 첫 라운드 스코어로는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선두는 '신인' 사다카타 아키오(24.일본)와 폴 스탠코우스키(34)로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데이비스 러브 3세(37)는 65타(버디 8개, 보기 1개)로 최경주와 같은 3위다. 첫날 바람이 잔잔한데다 그린도 부드러워 1백56명중 1백12명이 언더파를 쳤다. 공동 3위인 제프 슬루먼은 "오늘 같은 날 좋은 스코어를 내지 못하면 그것은 전적으로 선수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