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2)와 허석호(29.이동수패션)가 한국 남자골프를 세계 4강으로 끌어 올렸다. 최경주와 허석호는 16일(한국시간) 멕시코 푸에르토바예르타의 비스타바예르타골프장(파72. 7천73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EMC월드컵(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합작해내 최종 합계 30언더파 258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일본(마루야마 시게키, 이자와 도시미쓰), 미국(필 미켈슨, 데이비스 톰스)에 이어 잉글랜드(저스틴 로즈, 폴 케이시)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92년 최상호-박남신이 출전했을 때 올렸던 공동 14위를 훌쩍 뛰어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일궈냈다. 1개의 볼을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포섬 방식으로 치러진 최종 라운드에서 최경주와 허석호는 손발이 척척 맞았다. 공동 8위로 시작한 첫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범하며상위권에서 떨어져 나가는 듯 했던 한국은 3번홀(파5)에서 최경주의 핀 1.2m에 붙이는 아이언샷에 이은 허석호의 버디 퍼트로 타수 줄이기에 시동을 걸었다. 8번홀(파5)에서 허석호가 3번 우드로 날린 두번째 샷을 홀 6m 지점에 떨구고이를 최경주가 침착하게 이글을 만들어내면서 한국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이어진 9번홀(파3)에서도 허석호의 완벽한 티샷으로 버디를 추가한 한국은 후반들어서도 버디 사냥을 멈추지 않았다. 12번(파4), 13번홀(파4)에서 잇따라 버디를 보탠 한국은 17번홀(파3)에서 허석호의 티샷이 만만치 않은 홀 5m 지점에 떨어졌지만 노련한 최경주가 버디 퍼트를성공시켜 공동 3위로 도약했다. 최경주와 허석호는 11만5천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일본은 이날 6언더파 66타를 때려 최종합계 36언더파 252타로 미국(254타)을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지난 57년 도쿄 대회 때 나카무라 도라기치, 오노 고이치를 내세워 우승을 차지한 이후 무려 45년만에 두번째 패권을 일궈냈다. 일본은 13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미국에 역전패를 당할 위기에 빠졌지만 16번(파4),17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기사회생했고 미국이 마지막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진 덕에 간신히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었다. 각각 세계 랭킹 2위와 6위에 올라 있는 필 미켈슨, 데이비스 톰스를 내세워 패권 탈환에 나선 미국은 이날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맹추격을 벌였으나 18번홀 더블보기로 눈물을 삼켰다. 지난해 챔피언 남아프리카공화국(로리 사바티니, 팀 클라크)은 이날 1타밖에 줄이지 못해 합계 29언더파 259타로 한국과 잉글랜드에 이어 5위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