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의 `미남스타' 장성호(마사회)가 `스즈키 징크스'에 또다시 눈물을 삼켰다.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남자 유도선수 중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혔던 100㎏급의 장성호는 30일 `숙적' 스즈키 게이지(일본)에게 또 한번 고배를 마시며 은메달 획득에 그쳤다. 장성호는 이날 결승에서 만난 스즈키와 5분 내내 시종 팽팽한 경기를 벌였지만승리의 여신은 끝내 장성호에게 미소를 보내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주무기인 받다리걸기와 허리후리기로 상대를 몰아붙이던 장성호는 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스즈키의 기습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1분여를 남겨두고 팽팽한 신경전 끝에 소극적인 공격으로 나란히 주의를 받았다. 이후 스즈키는 방어자세를 유지하다 순간적인 기회를 노려 허점을 파고 들었고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5분 경기를 마쳤지만 심판은 스즈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해 8월 베이징 유니버시아드 결승에서 초반부터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고우세한 경기를 펼치다 순간 불의의 역습을 당해 지도를 받고 무릎을 꿇었던 악몽이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한국 남자유도의 `쌍두마차'였던 조인철(용인대 전임강사)과 윤동식(용인대 조교)이 지난 해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매트를 떠난 후 새로운 간판으로 떠오른 장성호는 지난 해 동아시아대회 우승과 세계선수권 동메달에 이어 올 해 오스트리아오픈제패로 체급 최강자 등극을 눈앞에 두는 듯 했다. 특히 통한의 패배를 안겼던 스즈키를 꺾기 위해 강도높은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비디오분석 등 치밀하게 준비까지 했던 장성호. 190㎝의 훤칠한 키에 연예인 뺨치는 준수한 외모때문에 아시안게임 개회식 남북동시입장 남쪽 기수로 유력했지만 개회식에 불참하면서까지 스즈키에 대한 설욕을별러온 장성호는 홈에서 마저 떨치지 못한 `스즈키 징크스'에 몸을 떨었다. (부산=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