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간암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94년에는 인구 10만명당 23.4명이 간암으로 사망했다.

이같이 높은 간암 사망률은 B형 간염바이러스감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최근에는 C형간염에 의한 간암발생이 점증하고 있다.

간암은 불과 수년전만하더라도 경과가 한참 진행된후 진단돼 치료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인식돼왔다.

그러나 간암은 서서히 악화되므로 조기발견만 이뤄지면 간암절제술로
완치율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직경2cm이하의 미소간암을 발견하는 진단기법을 개발, 치료율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서울중앙병원 이승규교수(일반외과)는 "간암의 크기와 간기능상태를
고려해 절제범위를 정하고 절제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간동맥색전술 에탄올
주입술 등의 치료법을 선택할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조기에 간암을 발견해 암과 주위조직을 대량 절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간암환자의 80%이상이 간경화증을 동반, 간기능이 나쁜
상태여서 절제수술이 불가능한 환자가 많은 편.

절제수술은 암과 지름1cm 이내의 주위조직을 자르는 축소수술, 이보다
더 큰 크기인 엽단위나 간문맥중심의 해부학적단위로 절제하는 확대수술로
나뉜다.

이교수는 "재발률이 낮은 확대수술이 바람직하다"며 "간은 40~70%를
절제해도 간기능에 이상이 없지만 이미 간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부득이
축소수술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절제술의 완치율은 40%를 넘어서고 있다.

간기능이 더욱 나쁜 사람은 간암세포의 영양공급통로인 간동맥을 폐쇄
시키는 색전술을 실시한다.

젤폼과 같은 색전제로 간동맥의 혈류를 막는데 최근에는 고농도의 항암제와
색전제를 같이 투여, 암세포의 괴사율을 높이고 있다.

색전술은 간기능이 나쁘고 암부위가 전체적으로 넓게 퍼졌을때 가능한
치료법이나 3년이 지나면 재발률이 높아 한계가 있다.

에탄올주입술은 95%의 알콜을 간암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

직경이 3cm 이내며 세포분화가 심할때만 적용이 가능한데 이런 수술대상은
우리나라에서 10%미만에 불과하다.

한편 방사선치료시 간암부위에 쬐는 선량이 적은 것을 보완하기 위해
에탄올과 방사선 동위원소인 Ho 166을 같이 주사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데 치료효과가 만족할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방사선요법은 방사선이 간염을 악화 또는 유발시키는 간장애를 나타낼뿐만
아니라 방사선자체도 간암치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주된 치료법으로는
이용되지 않고 있다.

최근 선폭이 높고 선량이 많은 방사선을 조사, 암주위 정상조직에 해를
덜주는 치료법이 실시되고 있으나 부위가 넓은 간암에는 적용할수 없다.

이밖에 간암냉동수술, 간암과 주변 담도및 정맥을 실로 묶는 수술, 고온
(40도)의 항암제를 생리식염수에 녹여 간암부위에 흐르게 하는 온열치료법,
면역요법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적용대상이 제한돼 있거나 치료효과가
확실하지 않아 일반화되기까지 검토해야할 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기간암으로 간기능이 심하게 악화돼 있으며 직경이 3cm 이하면 가족간
부분생체간이식이 적합하다.

이때 직경이 3cm 이상이면 주로 색전술이 실시된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