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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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학생들이 어려운 국어 선택 과목을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점수를 받아도 표준 점수는 더 높아질 수 있어 올해도 국어 최상위권은 이과생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치러진 2024학년도 대입수능 첫 모의고사에서 고3 이과 재학생 중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비중은 61.0%로 지난해 3월(50.0%) 보다 상승했다. 이과 재수생 중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비중도 같은 기간 49.5%에서 64.7%로 크게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문과생 중 언어와 매체 선택 비중은 25.1%에서 27.0%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언어와 매체는 문법 문항이 포함돼 화법과 작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습부담이 높은 과목이다. 이에 통합수능 1, 2년차였던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 모두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에 비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나왔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언어와 매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9점, 화법과 작문은 147점이었다. 2023학년도에는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34점 130점이었다.

전문가들은 2024학년도 수능에서도 이과생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수학 강세에 국어과목 강세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의대를 목표로 하는 상위권 반수생이 들어올 경우 국어과목에서 점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것이 문과생들에게 나쁜 상황만은 아니다. 문과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면 합격선 자체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대학에서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이 늘어나면 문과생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종로학원은 "문과생은 국어과목 변수 발생으로 수시 최저 등급 충족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수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학에서는 문과생이 이과 수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모의고사에서는 문과생의 15.9%가 이과 수학을 선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 수능에서 문과생의 이과 수학 선택 비율은 각각 5.2%, 7.1%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