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40대 A씨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사진은 지난달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들어서는 A씨. /사진=연합뉴스
아내와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40대 A씨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사진은 지난달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들어서는 A씨. /사진=연합뉴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24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5)는 최근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 확인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 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한 배심원들이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제도다.

배심원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재판부는 이를 선고에 참작한다.

구속수감된 피고인들이 국민참여재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희망 의사를 밝혔다가 추후 변호인을 통해 철회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25일 오후 4시 심문기일을 열고, A씨의 정확한 의사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10분께 경기도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42)와 15세, 10세 두 아들이 평소 자신을 무시하고 대든다고 생각해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이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년여 전 회사를 그만둔 이후 가정불화가 심해진 가운데 지난달 3일 첫째 아들이 자기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폭언한 뒤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살해 직전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집으로 들어간 뒤, 큰아들과 아내, 막내아들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후 인근 PC방에서 2시간가량 만화를 보다가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외출하고 오니 가족들이 칼에 찔려 죽어있다"고 119에 울면서 신고했지만, 경찰 수사로 범행이 발각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