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0~9세 영유아 및 어린이 가운데 절반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데다 가족이나 유치원 등에서 감염에 노출될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고령층에 대한 4차 접종을 검토하기로 했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0~9세 영유아 및 소아 362만4712명 중 182만353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확진 비율은 50.3%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9세 이하 영유아 및 어린이 두 명 중 한 명꼴로 감염된 셈이다.

0~9세의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발생률은 4만9104명으로 10대(4만2294명), 20대(3만2195명), 30대(3만2453명), 40대(2만8070명), 50대(2만709명), 60대(2만379명), 70대(1만7972명), 80대 이상(1만9302명) 등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다.

방역당국은 영유아 및 어린이 감염률이 높은 이유로 돌봄이 필요한 연령대라는 점,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점 등을 꼽았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면역 수준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게 주요 원인”이라며 “아직 돌봄이 필요한 연령대여서 가족·어린이집·유치원 등에서의 접촉 강도가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0~9세는 그동안 코로나19 백신접종 대상이 아니었다. 만 5~11세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소아용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이날 기준으로 5~11세의 백신 접종률은 0.7%로 2만2000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10대 미만 연령층에서의 사망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기준 0~9세 사망자는 총 15명이다. 이 중 6명은 기저질환을 앓았다.

신규 확진자는 이틀 연속 20만 명대를 기록했다. 전날 신규 확진자는 22만4820명이었다. 누적 확진자는 1477만8405명으로 1500만 명에 육박했다. 위중증 환자는 1116명, 사망자는 348명이었다.

방역당국은 고령층의 4차 접종도 추진하기로 했다. 확진 이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3차 접종을 권고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권근용 예방접종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4차 접종은 감염 예방 효과보다는 개별 고령자의 중증화 및 사망 예방 효과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50세 이상, 유럽에서는 80세 이상에게 4차 접종을 권고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