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외대 건물 봉쇄 >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에 서울이 뚫렸다. 외국인 유학생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한국외국어대는 주요 건물 출입구를 봉쇄했다.  연합뉴스
< 한국외대 건물 봉쇄 >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에 서울이 뚫렸다. 외국인 유학생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한국외국어대는 주요 건물 출입구를 봉쇄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5배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에 결국 서울이 뚫렸다. 인천·경기·충북에 이어 서울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면서 ‘오미크론 전국 확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오미크론이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1주일 동안 7배 폭증한 점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신규 확진자 1만 명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미크론, 공기로 전파되나

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환자 12명이 오미크론 감염 판정을 받았다. 9명은 지역 내 감염으로, 모두 인천 미추홀구 교회에서 비롯됐다. 오미크론 감염 의심자로 분류됐던 서울대·경희대·한국외국어대 외국인 유학생 3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10월 28일 이 교회를 방문한 뒤 지난 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이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시행한 결과 오미크론이 검출됐다.

'오미크론 확진' 서울 유학생, 수백명 모인 도서관 갔다
문제는 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여러 사람을 접촉했다는 데 있다. 한국외대생 A씨는 지난달 29일 30명이 참석한 대면 수업을 들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에는 교내 도서관도 방문했다. 경희대생 B씨는 학교 기숙사에 머물렀다. 학교 측은 “감염된 학생이 본인 방에만 머물렀다”고 했지만, 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오미크론이 비말(침방울)뿐 아니라 공기로도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근 홍콩의 한 호텔에선 남아공에서 입국한 36세 남성과 캐나다에서 온 62세 남성이 나란히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이들은 복도를 사이에 둔 방에 각각 묵었는데, 각자 방을 떠나지 않았고 서로 접촉하지도 않았다. 홍콩 연구진은 “잠깐 문을 열었을 때 공기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직접 접촉하지 않았는데 같은 공간에 장시간 체류하면서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미추홀구 교회 교인 3명, 교인의 가족·지인 등 2명, 선행 확진자가 식당에서 접촉한 사람의 가족 1명이 추가로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해외 검역 과정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 3명이 추가로 나왔다. 이들은 모두 남아공을 방문한 후 시설에 격리된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대학가 ‘비상’

안 그래도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오미크론마저 더해지자 방역당국이 분주해지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 이상 나오는 상황을 대비해야 할 때가 다가와서다. 6일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4954명. 월요일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위중증 환자는 774명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가장 많았다. 사망자는 64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7일에도 오후 9시까지 570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계 마감까지 남은 시간을 감안하면 8일 오전에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는 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오미크론이 조만간 우세종이 되면 하루 1만 명 확진이 ‘뉴노멀’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오미크론이 휩쓴 남아공의 신규 확진자 수가 11월 25일 2300명에서 지난 3일 1만6000여 명으로 7배 불었다는 게 근거다.

오미크론의 정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 행정부의 최고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보면 오미크론 변이가 대단히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델타와 비교해 덜 심각하거나 아예 중증 질환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마리아 반 케코브 세계보건기구(WHO) 기술팀장도 “가벼운 증상을 앓는 사례가 많다고 해도 확진자 중 일부는 입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최만수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