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승마장, 7년 만에 임시 개방
뚝섬은 조선시대 왕의 사냥터였다. 왕이 방문할 때면 왕이 머문다는 사실을 알리는 큰 기를 세웠는데 이를 독기(纛旗)라고 쓰고, 둑기 혹은 뚝기라고 읽었다. 뚝섬은 ‘독기를 세운 섬’에서 비롯된 지역명이다.

뚝섬은 말과 유독 관련이 깊었다. 1954년 서울 신설동 경마장이 뚝섬으로 이전하고 같은 해 5월 뚝섬승마원이 최초로 개장했다. 이후 뚝섬승마원은 한국마사회가 1989년 과천으로 옮겨가며 그 기능이 축소됐고, 2014년 12월부터 잠정 폐쇄됐다.

서울시는 7년 동안 닫혀 있던 뚝섬승마장(사진)을 오는 14~17일 임시 개방한다고 8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일상인 시대에 시민들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임시 개방은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방문 예약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사이트에서 하면 된다.

승마장을 방문하면 뚝섬과 승마장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들을 수 있다. 훈련장 트랙에 심어놓은 메밀꽃을 배경으로 도심 속 아름다운 추억도 만들 수 있다.

서울시는 척박한 땅을 개량하기 위한 풋거름으로 활용하기에 유용한 작물인 메밀을 트랙에 심어놨다. 시민들은 메밀 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메밀 꽃다발을 만들어 가지고 갈 수 있다.

현재 유휴지로 남아 있는 뚝섬승마원은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서울 시민을 위한 여가·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박미애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뚝섬경마장 토양을 개량해 시민들을 위한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서울숲을 안전하고 쾌적한 공원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