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부인 김정순 씨가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지지자가 "힘내라"고 하자 손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부인 김정순 씨가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지지자가 "힘내라"고 하자 손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수가 나라를 구했나 독립운동을 했나. 킹크랩을 돌려 엄청난 댓글로 여론조작 죄짓고 감옥 가는데…"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6일 오후 창원교도소에 재수감될 당시 그의 부인이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는 보도에 네티즌이 보인 반응이다.

현장에는 김 전 지사와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함께 활동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 전 지사의 부인 김정순 씨 등이 동행했다.

이날 12시 50분께 창원교도소 앞에 도착한 김 전 지사는 부인 김 씨와 포옹했다.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2년 실행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6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부인 김정순 씨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2년 실행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6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부인 김정순 씨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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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의원은 김 전 지사의 부인 김 씨를 포옹하며 위로했다. 김 씨는 승용차 안에서 현장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였으나 포옹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김 전 지사는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송구하다”라며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이상, 져야 할 짐은 온전히 지고 가겠다”면서 “험난한 길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고, 함께 비를 맞아준 그 마음을 잊지 않겠다. 남은 가시밭길도 차근차근 헤쳐나가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주어진 2년의 세월을 묵묵히 인내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교도소로 들어갔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재수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재수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하지만 김 전 지사의 유죄 확정 후 여권 누구도 여론 조작에 대헤 사과를 하지 않은 탓일까. 김 전 지사 재수감 보도에 일부 지지자들을 제외한 대다수 민심은 싸늘했다.

네티즌들은 "진짜 뻔뻔함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 잘못했고 그에 합당하는 죗값을 받았으면 응당,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하고 잘못을 시인하고, 죗값을 치르면 그만인 것을, 끝까지 자기는 잘못이 없고,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는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 "죄를 지었다는 증거가 확실하다고 3심까지 유죄 확정된 건데 저러는 게 너무 뻔뻔해 보인다. 선거 민주주의에 해를 끼치고 불법에 관심 보이면서 도움을 줬다면 죄인답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들어가라", "무슨 독립투사인 줄. 날 더운데 짜증 나네", "죄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길 걷다가 남의 발을 밟아도 사과하는데, 대선에 영향을 준 댓글 조작한 범죄자를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권위를 인정해야 할 사법부의 3심 판결에 불복 비난하는 집단은 법치주의와 권력 분립을 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무법자 집단이나 다름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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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밝히지 못했다"며 결백을 강조한 김 지사 주장과 달리 그가 온라인 댓글 동향 등에 관여한 내용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2016년 12월 드루킹은 김 지사에게 “경인선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3대 포털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킹크랩 완성도는 현재 98%입니다”라는 ‘온라인 동향 보고'를 했다. 또 2017년 3월 드루킹은 공범들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우리 일(오사카 총영사 추천)이 성사돼야 한다고 못을 박았고, 그 점은 바둑이(김경수 지사의 별명)도 공감”이라고 했다. 이후 2017년 7월 드루킹이 다른 온라인 동향 보고를 보내자 김 지시가 “고맙습니다 ^^”라고 답한 것도 특검팀에 확보됐다.

허익범 특검은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드루킹 일당은 자체 개발한 킹크랩(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으로 1.2초 만에 민주당과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기사를 위로 끌어올려 계속 노출했고 사람들이 이게 여론이라고 생각하게 했다"며 "명백한 여론 조작"이라고 강조했다.

허 특검은 "(댓글 조작이) 2017년 대선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면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드루킹 일당의 ‘킹크랩 작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유사 조직은 지금도 활동할 거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입구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감되자 슬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입구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감되자 슬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댓글 공작의 최대 피해자로 알려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5일 회견을 열어 규탄했다. 안 대표는 "제 개인적 분노와 억울하고 호소하는 거로 비칠까 망설였다"면서 "사과 한마디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뻔뻔함과 범죄를 두둔하는 민주당을 보면서 회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대선은 드루킹 일당과 킹크랩이라는 시스템이 동원된 불법 정치공작 선거였고 이로 인해 여론이 조작됐다"면서 "당시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부당한 범죄수익으로 권력을 획득했다. 정권의 정통성은 상실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은 문 대통령이 진실을 밝혀주길 요구하고 있다"면서 "드루킹이 주도한 친문 단체인 '경인선'의 범죄 연루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범야권 공동대응 제안하는  안철수 대표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범야권 공동대응 제안하는 안철수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