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1조8천억원 규모 공군훈련센터 설립…터키 자극 우려도
이스라엘·그리스, 대규모 국방조달 협약…공군 합동훈련도
이스라엘은 그리스와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조달 협약을 맺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 협약으로 양국 간 정치, 경제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협약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수업체인 엘빗은 16억5천만 달러(약 1조8천억원) 규모로 22년에 걸쳐 그리스 공군의 훈련 센터를 설립·운영하기로 했다.

훈련 센터는 이스라엘의 항공 훈련 기관을 모델로 하며,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의 훈련기 M-346 10대를 갖추게 된다.

또 엘빗은 그리스의 T-6 비행기를 개선·운용하도록 지원하며, 훈련·모의 비행·물류 지원 등에도 나선다.

간츠 장관은 "양국 간 협력이 국방, 경제, 정치에서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앞서 이스라엘, 그리스, UAE, 키프로스 4개국이 지난 16일 키프로스에서 외무 장관 회담을 한 지 며칠 만에 타결됐다.

당시 회담에서 이스라엘 측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 60%로 상향 발표와 관련해 이를 저지하겠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스라엘과 그리스는 18일부터 공군 합동 훈련도 시작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크레타섬에 배치된 러시아제 방어 시스템 S-300을 상대로 이스라엘 전투기가 훈련을 벌였다.

합동 훈련이 시작된 이후 S-300이 가동되지는 않은 것으로 그리스 국방 당국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이번 국방 분야 협약은 키프로스와 에게해의 통제권을 놓고 그리스와 대치하는 터키를 자극할 수도 있다.

터키와 이스라엘의 관계 역시 원만한 편은 아니다.

양국은 경제 교류가 활발하며, 과거 합동 군사 훈련을 시행하는 등 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이슬람주의를 내세운 정의개발당(AKP)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6차례 외교 관계가 중단되는 등 양국 관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입항하는 민간구호선 '마비 마르마라'를 공격해 터키인 구호활동가 10명이 목숨을 잃자 터키는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고 단교를 선언했다.

양국은 2017년 1월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으나, 2018년 가자지구 경계선에서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수십 명이 사망하면서 또다시 상대국 대사를 추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