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마사회장. 마사회 제공.
김우남 마사회장. 마사회 제공.
임직원에 대한 폭언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취임 후 직원 상호간 존댓말을 쓰자며 '상호 존중의 날'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대외적으로는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뒤에선 직원에게 폭언을 한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6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발간한 마사회노보에 따르면 김 회장은 취임 후 매월 11일을 '상호 존중의 날'로 정했다. 임직원 간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며, 경어를 쓰자는 취지였다.

한 마사회 직원은 “업무 보고 중에 김 회장이 갑자기 큰 소리로 '야 이 XX야, 내가 국회의원 몇년을 했는데 그딴 것도 모를 줄 알아?'라고 해 상당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상호 존중의 날을 만든 것을 보고 상당히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말을 들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회의원시절 공공기관장의 부정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직원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비판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13년 보고서를 통해 “기관장이 관여한 채용비리 사건을 기관 자체에서 막거나 감시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기관장이나 고위임원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상명하복의 공공기관에서는 부정한 지시도 아무 문제없이 이뤄지고 이에 따르지 않는 직원이 오히려 피해를 입기 쉽다”는 비판을 내놨다.

그런 김 회장이 공공기관장이 된 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측근 채용을 시도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것이 노조의 지적이다.

마사회 노조는 김 회장이 사과 대신 사퇴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청와대의 감찰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