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역·청량리역 인근·옛 수유12구역 등 후보지 13곳 발표
1·2차 후보지 동북·서남북권에 편중…동의율 확보도 난점

동대문구 용두역·청량리역 인근에서 장기간 개발이 정체된 노후지와 민간 개발 추진의 한계에 부닥친 강북구 저층 주거지 등이 고층 아파트로 변모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정부의 2·4 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2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강북구와 동대문구에서 역세권 8곳과 저층 주거지 5곳 등 총 13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후보지는 강북구와 동대문구에서 제안한 후보지 중 국토부가 입지와 사업성 요건을 검토해 우선 선정한 지역으로, 실제 추진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약 1만2천900가구의 신축 주택이 공급될 수 있는 규모다.

강북·동대문구 저층 빌라서 고층아파트로 변모할 곳은 어디?(종합)
◇ 용두·청량리역·미아 등 역세권 8곳 고밀 개발
이번 2차 발표 역세권 후보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동대문구 용두역·청량리역 인근 부지로 면적이 11만1천949㎡에 달한다.

정부가 제시한 개발 방향에 따르면 이 지역은 공공 개발을 통해 3천2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와 고층 업무·상업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자리 잡은 청량리·용두역 인근 일대는 정비사업 장기화로 2016년 1월 정비예정구역이 해제된 지역이다.

그간 사업 추진 주체 부재로 장기간 개발이 정체돼 노후화가 가속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토부는 해당 부지가 청량리역·용두역·제기동역 등 3개 역세권역에 포함되는 지역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신설 계획 등을 고려할 때 고밀 개발을 통해 적극적으로 입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구 미아역 주변도 이번 역세권 개발 후보지에 포함됐다.

특히 미아역 동측 2만3천37㎡는 강북구의 다른 역세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밀·저이용돼 역세권 본연의 기능이 미약했던 곳이다.

양호한 입지에도 생활 여건이 낙후해 도심공공복합사업의 역세권 개발을 통한 고밀 활용이 필요한 곳으로 꼽힌다.

정부는 주거·상업·문화 기능을 집약한 고밀 개발을 통해 역세권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자족 거점 지역으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강북·동대문구 저층 빌라서 고층아파트로 변모할 곳은 어디?(종합)
이 밖에 강북구 미아사거리역 동측 3만9천498㎡ 부지는 1천82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상업 지구로 변모할 계획이다.

이번 2차 역세권 개발 후보지 가운데 용두역·청량리역 인근 다음으로 큰 규모다.

특히 강북구에서는 미아사거리역, 미아역, 수유역까지 지하철 4호선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는 역세권에 6건의 고밀 개발이 동시에 추진된다.

6곳의 개발을 통해 총 3천170호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20년 미만의 건축물이 전혀 없어서 노후도가 100%로 평가된 강북구 삼양사거리역 인근 7천866㎡ 일대도 이번 역세권 주거상업고밀지구 후보지에 포함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모두 강북권역으로 대부분 2·3종 일반주거지역에 노후도가 70∼80%인 곳들"이라며 "정비사업과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 저층주택 밀집지 5곳도 고밀 개발…동남권 후보지는 '0'
저층 주거지에서는 옛 수유12구역, 송중동 주민센터 인근, 옛 미아16구역, 삼양역 북측, 청량리동 주민센터 인근이 개발 후보지로 뽑혔다.

이 가운데 면적 규모가 가장 큰 옛 수유12구역(10만1천48㎡)은 용적률 190%, 층수 12층, 건폐율 60% 등 중층·저밀도 정비기본계획으로 사업성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곳이다.

결국 2012년 8월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돼 민간 개발 추진이 표류했고, 이후 별다른 정비 없이 노후화가 진행됐다.

강북·동대문구 저층 빌라서 고층아파트로 변모할 곳은 어디?(종합)
정부는 공공 참여로 인센티브 부여를 통한 고밀 개발로 사업성을 제고하고, 기반시설 정비를 통해 주거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사업지 인근의 우이천·북한산·도봉산 등 친환경적 요소를 활용한 건축물 배치로 쾌적하고 경관이 우수한 주거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원활한 이주 지원을 위해 우이천 동측의 1차 선도사업 후보지(도봉구 덕성여대 인근)와 순환 정비 방식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층 주거지의 경우 용도지역을 1종 상향하거나 해당 용도지역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0%까지 올려줄 예정"이라며 "역세권 개발은 최대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올려 용적률을 700%까지 상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2차 후보지가 강북·동대문·도봉·금천·영등포·은평 등 동북권과 서남북권에 편중된 점을 지적하며 동남권에서도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동남권은 빌라 밀집촌에서조차 지가가 매우 높아 공공이 아닌 개별 민간 개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공공 주도의 개발 참여도가 미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1차 후보지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2차 후보지 발표 또한 주민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각 구청의 추천으로만 이뤄졌다.

결국 사업 성패의 관건은 주민 동의율 확보다.

정부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은 토지주 10%의 동의를 얻어야 지구 지정을 할 수 있고, 예정지구로 지정된 뒤 1년 이내에 토지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구역 내 동의를 받는 사업 추진 주체가 이른 시일 안에 조직적으로 구축되느냐 여부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강북·동대문구 저층 빌라서 고층아파트로 변모할 곳은 어디?(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