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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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실수로 타인의 물건을 망가뜨렸다면 어디까지 배상해야 할까.

A 씨는 최근 아이와 함께 카페에 방문했다가 골치 아픈 일을 겪게 됐다. 아이의 실수로 한 여대생의 노트북에 음료를 쏟은 것이다.

A 씨는 "음료가 담긴 컵이 테이블 가장 자리에 있었고, 아이가 지나가다가 팔꿈치로 컵을 쳤다. 바로 달려가 사과드리고 닦았는데, 학생이 거의 울먹이며 젖은 책과 노트북을 배상해달라 했다"며 "일단 연락처를 주고받고 집에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여대생 B 씨는 "책은 대학교 전공 책이라 정가가 4만 원 정도 하고, 노트북은 산 지 1년이 넘었는데, AS 센터에 갔더니 키보드와 메인보드까지 다 침수됐고, 수리비는 50만 원 정도 하지만 한번 침수된 노트북은 계속 고장 날 수 있다고 하니 새것으로 보상해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A 씨는 "저는 수리비 정도만 생각했는데, 200만 원 가까운 노트북을 새로 사달라는 건 무리한 요구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 씨는 B 씨에게 "음료를 테이블 끝에 둔 과실도 있는 거 같다. '아예 새로 사드리는 건 무리'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B 씨는 "음료를 테이블 끝에 준 적도 없고, 아이가 팔을 휘젓고 다니다가 친 것이며 CCTV 영상도 확보해 뒀다"고 답했다.

이어 "사진과 자료도 많이 날아갔는데, 마음 같아선 이것도 보상해 달라고 하고 싶은데 참는 거다"라고 했다.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사연을 전하며 "정말 이걸 다 보상해 줘야 하는 거냐. 수리비만큼만 보상해 주는 게 맞지 않겠냐"고 물었다.

네티즌들은 "노트북은 한 번 침수되면 계속 망가지니 새로 사주는 게 맞고, 데이터 보상 비용 요구하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노트북 새로 사주고, 고장 난 건 작성자가 쓰라", "여기서 학생 과실이 어디 있냐", "CCTV 영상까지 확보된 마당에 소액 소송으로 가도 지니 아이 보험 중 '일상 책임 특약'이 있는지 확인부터 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A 씨는 글을 삭제했지만, 해당 글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저런 생각을 갖고 사니, 아이가 카페를 활보해도 가만 놔두는 것"이라며 아이 교육에 대한 책임론까지 나왔다.

네티즌들이 언급한 '일상 배상 책임'은 어린이 보험 가입 시 특약으로 가능하다. 수리, 혹은 새 재품 구매 후 필요 서류를 보험사에 청구하면 보험금을 지급 받는 방식이다.

한편 일상생활 속 일어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측이 요구하는 모든 배상금을 감당해야 할 책임은 없다. 김가헌 변호사는 "상대방 주장은 침수된 노트북은 앞으로 계속 고장 날 것이니 새로 사달라는 것이다"라며 "손해배상의 기본 법리는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만 배상하는 것이지,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손해에 대해서까지 미리 배상하는 것은 과잉배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A 씨와 B 씨 간 보상액과 관련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액 사건 심판청구'도 가능하다. 일명 민사소액재판이다. 3000만 원 이하의 단순 사건의 경우, 일반 민사 소송 절차에 비해 간단하고 신속하게 심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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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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