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는 국토교통부·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뿐 아니라 그 가족과 친인척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상이 광범위해 수사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내사·수사 중인 사건은 16건으로 대상자는 100여 명이지만, 앞으로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며 “친인척 차명거래까지 파헤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범법 행위가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단은 지난 11일 국토부(4500여 명)·LH(9800여 명)·지방자치단체(6000여 명)·지방공기업(3000여 명) 등 총 2만3000여 명과 그 배우자·직계 존비속 조사 임무를 특수본에 넘겼다. 조사 대상자 범위만 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합조단으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은 20명 중 13명은 경기남부청이 수사하고 있다. 추가된 7명은 근무지 등 수사 관할을 고려해 국수본 중대범죄수사과에서 2명, 경기남부청에서 3명을 조사 중이다. 경기북부청과 전북청도 1명씩 배당받아 내사에 들어갔다.

특수본은 대상자 전원을 조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시민단체 등의 고발·수사 의뢰가 있거나 첩보를 통해 투기 의혹이 포착된 혐의자 중심으로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또 국세청·금융위원회·한국부동산원 인력을 수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강제수사에 나서려면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경찰과 달리 국세청은 투기 의혹이 있으면 비교적 제한 없이 자금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어 신속한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 대상이 광범위한 데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큰 만큼 수사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기한을 정해놓기보다 모든 투기 의혹을 발본색원할 때까지 수사한다는 각오”라며 “한두 달 안에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수사가 본격 시작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LH 임직원 2명의 사인도 분석 중이다. 이 두 사람은 합조단이 수사를 의뢰한 20명은 물론 현재 내사·수사 대상인 100여 명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투기 가담자들이 더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