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부분 행사 취소·축소…유튜브 통해 졸업식 생중계도
학사모 던지는 풍경 옛말…대면 졸업식 사라진 캠퍼스
"여러분 앞에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습니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 해사대학 세미나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졸업식에는 100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졸업생 369명 중 대표로 7명만 참석했다.

온라인 회의 플랫폼인 '줌'으로 참여한 졸업생 182명의 얼굴이 단상 위에 설치된 대형 TV 화면에 나왔다.

행사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한 유튜브 채널에 300여 명이 접속해 졸업식을 지켜봤다.

매년 졸업생 400여 명이 학위수여식을 마치고 일제히 모자를 던지는 장면은 올해 볼 수 없었다.

대신 졸업식에 참석한 7명만 모자를 던지며 아쉬움을 달랬다.

학사모 던지는 풍경 옛말…대면 졸업식 사라진 캠퍼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도 전국 대학 캠퍼스에서 학사모를 던지는 풍경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대다수 대학이 예정했던 졸업식을 취소 또는 축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부산대는 코로나19로 졸업식 행사를 취소하고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졸업주간을 마련해 학과별로 졸업증서를 나눠준다.

또 졸업생들이 교정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학과별로 학위복(졸업가운)을 빌려준다.

부산대 사회과학대학 졸업생 박모(25)씨는 "졸업은 가족, 친구들이 다 같이 축하해주는 자리인데 함께 모이지 못해 아쉽다"며 "학교에서도 학사모를 빌려주는 등 특별 기간을 정해뒀다지만 같이 졸업하는 친구와 한자리에 모이지 못해 슬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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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는 17일 온·오프라인을 혼합한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학위수여식을 연다.

식장에는 수상자 등 50여 명만 참석하고 학위수여식은 학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대구대는 오는 19일 '랜선 졸업식'을 한다.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 총장 축하 영상 등을 상영하고 졸업생들이 재학 중 함께 찍은 사진과 서로에게 전하는 축하 메시지를 공유한다.

대구보건대는 지난 5일 20개 학과 가운데 5개 학과만 개별 졸업 행사를 열었다.

학과별 행사에도 일부 졸업생만 참석하고 개별적으로 졸업장을 찾아가도록 했다.

포항공대(포스텍)는 지난 5일로 예정했던 졸업식을 아예 5월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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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는 학위수여식 대신 오는 18∼26일을 졸업주간으로 운영하면서 별도의 졸업식 영상을 준비해 대학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예정이다.

한림대는 24일 포상자 등 최소 인원만 참석하는 소규모 졸업식 행사 개최를 하고 학위증은 학과별로 우편 등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도내 여러 대학이 비대면이나 최소 규모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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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졸업식은 행사장 주변에서 꽃다발을 판매하던 상인들에게는 직격탄이다.

졸업식이 열리는 캠퍼스를 찾은 상인들은 곳곳에 꽃다발을 펼쳐놓았지만, 축하객이 없어 헛수고만 했다.

한 상인은 "졸업식인데 학교가 썰렁한 모습"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 온라인 졸업식을 하면서 꽃다발 하나도 못 팔고 허탕만 치고 돌아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주시는 이처럼 학위수여식과 입학식 등이 취소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지난 1∼2일 시청과 덕진·완산구청에서 이동장터를 열고 '1 테이블 1 플라워' 운동을 통해 총 700만원 상당의 꽃을 주문 판매했다.

강원도와 도교육청, 농협 강원지역본부도 플라워 버킷 챌린지, 사무실 내 꽃 생활화 등 화훼 소비 촉진 캠페인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학사모 던지는 풍경 옛말…대면 졸업식 사라진 캠퍼스
(조정호 김동철 최수호 양지웅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