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보·죽산보의 해체를 최종 결정하자 일부 지역주민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체 시기를 지역 주민들과 정하기로 한 만큼 향후 해체 일정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양치권 죽산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부의 죽산보 해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투쟁으로 죽산보 해체를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책위원회는 죽산보 앞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50년째 영산포 인근에서 홍어를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는 양 부위원장은 “영산강은 수량이 충분치 않은 건천이라 악취 등 문제가 심했는데 죽산보 설치로 농민들이 물 걱정을 덜었다”며 “죽산보 해체는 영산강을 10년 전 ‘죽은 강’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자연성 회복을 위해 세종보와 죽산보를 해체하고 공주보는 부분 해체하는 내용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의결했다.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도록 했다. 다만 보 해체나 부분 해체 시기는 지방정부, 지역주민과 협의해 정하도록 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영산강·금강·한강·낙동강 등 4대강에 22조원을 투입해 16개 보를 조성했다. 세종보와 죽산보, 공주보의 사업비는 각 1287억원, 1540억원, 2136억원이다. 2019년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세종보를 해체하는 데 114억원, 죽산보를 해체하는 데 25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공주보 해체 비용은 532억원으로 예상했다.

보 설치 효과에 대한 판단은 정권마다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강바닥을 파내는 준설 작업으로 강의 물그릇을 키워 홍수를 예방하고 가뭄을 대비할 수 있다고 봤다.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 2014년 12월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4대강사업 주변 홍수위험지역 중 93.7%가 예방 효과를 봤다”고 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인 2018년 7월 감사원은 “4대강사업의 홍수 피해 예방 가치는 0원”이라고 발표했다. 작년 여름 역대급 장마로 수해가 잇따르자 정치권에서는 “4대강 보가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