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하면서 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올겨울이 최대 고비다. 11개월간 코로나19 유행이 진행돼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증상·경증 환자가 누적됐고 누가 감염자인지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유행은 과거 유행과 위험도가 다르다”며 국민의 거리두기 동참을 호소했다.
산발적 집단감염이 전국 각지에서 확인되고 있다. 집단감염의 첫 환자를 찾아도 이 확진자가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모를 정도로 이미 지역사회에 수많은 감염원이 퍼져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국민의 방역 피로감이 높아진 것은 물론 의료인, 역학조사관 등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번아웃 상태다. 춥고 건조한 날씨는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정 본부장은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빠르게 검사받아야 한다”며 “감염자인지 본인조차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 간의 접촉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9일 하루 438명 늘었다. 전날(450명)에 비해 환자가 줄었지만 검사량이 줄어드는 주말 영향인 것을 고려하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경북 경산의 음악대학(25명), 부산 연제구 종교시설(15명) 등에서 새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지금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11월 중순 시작한 겨울 대유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젊은 층의 무증상 감염이 늘어 기존 진단검사·추적 시스템만으로는 연쇄 감염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상을 숨기거나 검사를 회피해 심각한 건강상 위해가 발생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11월 들어 국내 확진자 중 50대 이하 비율은 74.6%로, 10월(64%)보다 높아졌다. 20~39세 환자가 크게 늘었다. 확진자 한 명이 전파하는 환자 수(감염 재생산지수)는 22~28일 기준 1.43이다. 전주(1.52)에 비하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 본부장은 “재생산지수 1.43이면 1~2주 뒤 많게는 700~1000명까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수치”라며 “사람 간 접촉이 줄고 감염을 차단하면 감염자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방대본은 이날 부산검역소 검사실에서 지난 17~19일 진행한 코로나 검사가 잘못된 것을 확인해 확진자 61명을 음성으로 정정했다. 검사에 들어가는 증류수가 오염돼 음성 검체가 양성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본부 직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12월1일 본부가 폐쇄된다. 한국은행은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 위치한 본부 18층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즉시 본부건물을 폐쇄하고 오는 12월1일 방역을 실시한 뒤 2일부터 정상 근무할 예정이다. 폐쇄된 1일에는 자체 업무지속계획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 1일 3분기 국민소득 잠정 발표 기자설명회는 예정대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등 주요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이르면 다음주부터 각국에 공급될 전망이다.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이날 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 사용승인을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는 “다음달 17일 백신 검토 관련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이날 자사 백신이 임상 3상 분석 결과 94%가 넘는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재차 보였다고도 밝혔다. 임상에 참여한 3만명 중 코로나19에 걸린 196명을 분석한 결과 감염자 중 위약(플라시보)을 접종받은 이들은 185명이었고, 모더나 백신 접종자는 11명에 그쳤다. 예방 효능이 94.1%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모더나는 지난 16일엔 임상 참가자 중 코로나19 감염자 95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94.5% 예방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백신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여러 인종과 연령대에서 효력을 보였으며 큰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이 FDA 긴급 사용승인 신청 단계에 간 것은 화이자에 이어 두번째다. 화이자는 지난 20일 독일의 바이오앤텍과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FDA에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심의 자문위원회는 다음달 11일 열릴 예정이다. 화이자는 지난 18일 자사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에서 95%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외신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이르면 다음주 중 유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이 영국에서 먼저 승인 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보건당국은 다음달 초 회의를 열고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에 긴급 사용승인을 내 줄 전망이고, 사용승인 즉시 백신이 유통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달 7일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미국 FDA 승인도 무난히 받을 전망이다. FDA가 제시한 긴급승인 기준이 효능 50% 이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두 백신이 승인 즉시 유통될 수 있도록 저온 유통망(콜드체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운반하기 위해 저온 유통망 준비작업을 마쳤다. 미국 항공 당국으로부터 비행 당 1만5000파운드(약 7000㎏)의 드라이아이스를 항공기에 실을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두 백신 모두 mRNA 기반이라 백신의 코로나19 면역체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화이자가 앞서 미 질병통제에방센터(CDC)에 알린 자사 백신 보관요건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 보관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모더나는 자사 백신을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알렸다. 미 백악관이 주도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배포 사업 ‘오퍼레이션 워프 스피드(초고속 작전)’의 한 관계자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FDA 승인 후 24시간 내에 백신 공급을 개시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