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숙현 선수 폭언·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감독과 선수 2명이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뉴스1

고(故) 최숙현 선수 폭언·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감독과 선수 2명이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뉴스1

고(故) 최숙현 선수가 남긴 녹취 파일에서 가장 증거가 적은 가해 혐의자로 지목된 남자 선배가 지난 6일 '자격 정지 10년' 처분을 받았다.

대한철인3종협회가 추가 피해자와 피해 목격자를 조사하는 동안 해당 남자 선배의 가해행위가 있었다는 증언을 확인했다. 남자 선배는 강하게 혐의를 부인했지만,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남자 선배에게 '자격 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영구 제명을 당한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여자 선배보다는 징계 수위가 낮지만, 공정위는 남자 선배를 예상보다 높은 수위로 징계했다.

또 다른 피해자와 목격자의 증언이 중징계의 근거였다. 철인3종협회는 6일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에 6명의 추가 피해자 혹은 목격자의 증언 등을 담은 자료를 제출했다.

남자 선배는 강하게 혐의를 부인했지만, 공정위는 피해자들이 제출한 자료를 더 신뢰했다. 법률적인 조언을 받은 듯한 남자 선배의 태도에는 실망했다. 공정위는 "해당 선수는 징계 혐의를 부인했고,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오히려 본인이 억울하게 징계를 받는다고 주장했다"고 남자 선수의 소명을 전하며 "여러 선수의 진술 증거, 징계 혐의자로 인해 선수 생활을 그만둔 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진술 영상, 고 최숙현 선수와 다른 선수의 진술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중징계의 배경을 설명했다.

고 최숙현 선수는 대한체육회와 협회에 제출한 진정서, 검찰에 낸 변호인의견서에 "남자 선배의 폭행과 폭언이 있었다"고 썼다. 2017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사이클 훈련을 할 때 최숙현 선수가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남자 선배가 여자 주장과 함께 ''정신을 차리지 않고 운동한다'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고 구체적인 정황도 담았다. 또한, "남자 선배는 툭하면 최숙현에 대해 트집을 잡아 공공연하게 욕설을 했고, 뒤통수를 가격했다"고 전했다.

해당 남자 선배는 고인이 가해자로 지목한 4명 중 '가해 사례'가 가장 적다. 4명 중 유일하게 금전적인 문제도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폭력과 폭언은 '징계 사유'다. 남자 선배는 "폭행, 폭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고 최숙현 선수 외에도 해당 남자 선배의 폭행과 폭언을 증언하고, 심지어 "그 선배의 가해 행위 때문에 트라이애슬론을 그만뒀다"는 전직 선수의 폭로가 나왔다.

남자 선배는 국회에서 "폭행한 적이 없으니 사과할 일도 없다.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지만, 공정위는 더 많은 폭행 정황에 주목했다. '가해 혐의자' 남자 선배도 이제 은퇴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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