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이어오던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씨가 350여일만에 땅을 밟았다. 김씨는 삼성측과 명예복직, 사과, 보상 등에 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측은 "그동안 회사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화를 지속했다"며 "양측의 합의가 지난 28일 최종 타결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의 임미리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삼성과 합의문을 작성했고 오후 6시 철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김용희씨는 1984년부터 삼성시계 생산부 생산2과에서 일했는데 노조 설립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삼성을 상대로 시위를 벌여왔다. 삼성시계는 현재 한화 테크윈으로 매각된 상태다.

김씨는 1991년 처음 해고를 당한 뒤 삼성물산에 복직했는데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재차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김씨는 삼성을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냈는데 1·2심 재판부는 모두 삼성측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징계위원회의 징계절차는 적법했고 해고사유도 인정된다"며 "해고 무효확인과 아울러 복직시 임금지급까지 요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가 없어 기각한다"고 판단했다.

남정민/최다은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