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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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씨가 허위 혹은 과장된 '스펙' 덕분에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전형을 통과했는지를 두고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21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속행 공판에 신찬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장을 증인으로 불러 조씨가 서울대 의전원에 지원한 2014년도 수시전형 심사 과정에 대해 신문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씨와 공모해 허위 자기소개서와 인턴십 확인서 등을 제시해 서울대 의전원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 등을 적용했다. 이날 출석한 신찬수 학장은 당시 교무부학장으로 의전원의 입시 사정업무를 총괄했다.

조씨는 영어점수와 서류평가 등으로 진행되는 1단계 전형에 합격했으나 2단계 면접에서 탈락했다. 검찰은 1차 전형에서 서류 평가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검찰은 당시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제출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내면 불합격 처리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도 증인 신문을 통해 강조했다.

반대로 변호인은 서류 전형이 입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려 했다. 또한 당시 조씨의 스펙이 입시 과정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학장은 "고교 졸업 이전의 활동은 비중을 두지 않았을 수 있다"거나 "의과대학은 직업의사를 만드는 곳이므로 (연구소 인턴을 통해 터득한) 실험 기술은 심사위원에 따라 의미 있게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2014년 부산대 의전원 입학전문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윤성 교수도 상대로도 신문을 했다. 조씨는 이듬해 진행된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도 비슷한 스펙을 적어 냈고, 최종 합격했다.

다만 부산대의 경우 수상실적으로 대학총장이나 장관급 이상의 수상 경력만 적어내도록 했기 때문에, 동양대 총장 명의의 최우수봉사상 표창장이 합격에 영향을 줬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됐다. "만약 표창장이 위조됐거나 사실이 아니라면 면접 점수 자체가 부여될 수 없는 것이냐"고 검찰의 질문에 김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실제 서류전형에서 조씨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서울 소재 명문대 총장 표창장과 조씨가 낸 지방대 총장 표창장을 차별하는 가이드라인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표창장을 제출한 경우를 많이 보지도 않았고, 학교별로 편차를 준다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