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300억여원을 횡령한 재무 담당 임원이 외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 생활비도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전력설비 관련 다국적기업 A사가 재무이사를 지낸 B씨의 아내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B씨는 2005~2017년 A사의 자금 약 1318억원을 빼돌리고, 해외로 도피하기 전날 아내에게 8만7000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심은 "정기적으로 생활비와 교육비를 송금받은 점에 비춰봤을 때 통상적인 생활비에 해당한다"며 B씨 아내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B씨는 잠적하기 직전 가족들 앞으로 재산을 돌려놨고 8만7000달러도 이때 송금됐다"며 "해외 도피가 임박한 시점에 회사 측 자금을 빼돌려 무상으로 아내에게 귀속시키기 위함이고, 아내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해당 금액을 A사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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