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9일로 미룬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구지역 학교는 23일까지 개학을 미뤘다. 정부는 연기 일정과 수업 결손 대책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에…추가 연기 전망

9일로 연기한 전국 초·중·고 개학 또 늦출 듯
교육부 관계자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추가 개학 연기를 검토 중”이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해 이르면 2일 추가 개학 연기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는 대체로 (추가 개학 연기를) 하자는 입장”이라며 “각급 학교에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늦어도 3월 첫째주 초반에는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개학을 1주일 앞두고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3월 2일에서 9일로 1주일 연기했다. 하지만 첫 개학 연기 결정을 내리고 나서 1주일이 지나도록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교육계에선 추가 연기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1일 발표한 마스크 수급 안정화 조치에도 추가 개학 연기를 검토한 흔적이 나타난다. 교육부는 일반 국민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기 위해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학교에 비축된 마스크 1270만 장 중 개학 연기로 당장 쓸 일이 없는 580만 장을 수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거하지 않은 690만 장은 평일 기준 10일 동안 긴급돌봄교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예정대로 9일 개학한다면 돌봄교실은 한 주만 운영되기 때문에 5일 동안 필요한 물량만 남겨두면 된다. 정부가 긴급돌봄을 10일 동안 운영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마스크 수거에 나선 것은 추가 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휴업에 따른 학업 공백 피해 우려

교육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2020학년도 신학기 학사운영 방안’에 따르면 평일 기준 15일(3주) 이내로 휴업하는 경우 각급 학교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줄여 대응할 수 있다. 16일 이상 개학이 미뤄지면 수업일수를 감축해야 한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수업일수는 최대 19일까지 줄일 수 있다. 방학을 조정하고 수업일수를 감축하면 최대 34일(7주) 개학을 미룰 수 있다.

이 경우 휴업 장기화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의 수업 결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적으로 온라인 교육이 완벽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학 추가 연기)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개학 연기 일수와 이에 따른 수업 결손 방지 대책 등을 함께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결단이 늦어진 사이 대구교육청은 지난달 29일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해 대구지역 800개 학교의 개학을 오는 23일로 추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경북교육청 역시 교육부에 1주일 개학 연기를 요청했다. 정부는 경북교육청의 요청을 검토하면서 전국 학교의 추가 개학 연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달부터 경기지역을 시작으로 학원들의 코로나19 상황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원들의 휴원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